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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료AI, 영상의학과에 위기 아닌 기회…번아웃 해결책"

발행날짜: 2019-11-09 06:00:49

대한영상의학회 전문가들, 영역 침범 아닌 확대 기대감
기초 판독 업무 부담 감소 기대…"의사 대체는 어려워"

의료 인공지능(AI)의 발전으로 영상의학과 전문의의 자리가 좁아질 수 있다는 우려에 대해 실제 전문가들은 이를 위기가 아닌 기회로 평가하며 기술 발전에 기대감을 보이고 있다.

현대의학의 특성상 영상의학과 전문의의 업무 부담이 지나치게 커지고 있는 만큼 의료 인공지능이 발전해 일정 부분 업무를 분담할 수 있다면 오히려 효용성이 더 크다는 공통된 목소리다.

닥터 왓슨을 통해 보조 진단을 하는 모습. 자료화면
대한영상의학회 오주형 회장(경희의대)은 8일 "의료 인공지능이 눈부시게 발전하며 상용화 단계까지 이르고 있다"며 "불과 몇 년만에 의사와 비슷한 수준의 진단까지 내놓는 괄목할 만한 수준까지 올라왔다"고 운을 뗐다.

이어 그는 "일각에서는 의료 인공지능이 발달하면 영상의학과가 가장 큰 타격을 입을 것이라는 지적을 내놓고 있지만 우리가 바라보는 미래는 이와 다르다"며 "오히려 영상의학과 전문의들이 이러한 의료 인공지능의 발전을 견인하게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실제로 4년전 알파고의 등장 이후 닥터 왓슨 등이 임상에 적용되는 등 의료 인공지능은 급속도로 발전하고 있다.

빅데이터를 통한 딥러닝이 의료 인공지능의 기반이 된다는 점에서 특히 영상의학과 진단검사의학, 병리학 등 영상과 슬라이드 자료가 축적되는 과목부터 발전이 일어나고 있는 것이 사실.

이로 인해 현재 의료 인공지능은 영상획득 단계에서부터 과거 데이터와 임상 소견을 바탕으로 수초안에 영상의 정상, 비정상은 물론 이상 소견 부위와 진단까지 내릴 수 있는 단계까지 와있다.

의료 인공지능이 발전하게 되면 판독과 검사 분야부터 잠식하며 영상의학과 등에 위기가 될 것이라는 우려가 때마다 나오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그러나 실제 영상의학과 전문가들은 오히려 이러한 의료 인공지능의 발전이 영상의학과의 발전에 도움이 될 수 있다는 기대를 내놓고 있다.

의료 인공지능의 발전에 영상의학과 전문의들의 참여가 필수적이라는 점에서 오히려 영역 확대에 기회가 될 수 있다는 것이다.

대한영상의학회 박성호 임상연구네트워크장(울산의대)은 "알파고의 등장 이후 의료 인공지능이 영상의학과 전문의들의 역할을 잠식할 것이라는 우려를 받아온 것이 사실"이라며 "마치 영상의학과 전문의가 의료 인공지능과 대척점에 있는 것처럼 비춰지고 있기도 하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하지만 의료 인공지능의 발전을 위해 공학과 산업 분야를 리드하는 역할은 결국 영상의학과 전문의 밖에는 없다"며 "오히려 영상의학과 전문의들의 역할이 확대되는 기회가 될 수 있다"고 내다봤다.

마찬가지로 의료 인공지능을 넘어 전체적인 인공지능의 발전에도 영상의학과 전문의들의 역할은 점점 더 커질 수 밖에 없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공통된 의견이다.

의학 분야의 전문성을 넘어 CT와 MRI 등 첨단 기기등을 활용하는 영상의학과 전문의들이야말로 의료 인공지능에 최적화된 학자이자 임상가라는 설명이다.

대한영상의학회 오주형 회장
대한영상의학회 도재현 기획이사는 "실제로 지난해만 해도 정부의 요청으로 인공지능에 대한 연구 용역을 수행하고 두차례에 걸쳐 산학 협력 방안에 대한 강의를 하는 등 영상의학과 전문의의 전문성을 살린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이미 내과와 외과 등은 물론 공학과 산업 분야에서도 영상의학과 전문의들에게 자문을 받고 있으며 이에 대해 가이드를 주는 역할도 담당하고 있다"며 "인공지능의 발전 방향을 제시하는 것은 물론 올바른 활용방안을 찾는 리더의 역할을 하고 있다는 의미"라고 강조했다.

특히 영상의학 전문가들은 의료 인공지능의 발달이 영상의학과 전문의의 업무를 크게 줄일 수 있다는 점에서 향후 현대 의학의 수요와도 일치한다는 전망도 내놓고 있다.

영상 진단이 기초가 되는 현대 의학의 특성상 영상의학의 수요가 급증하고 있지만 전문의 수는 한계가 있다는 점에서 이를 보완할 수 있다는 전망이다.

영상의학회 오주형 회장은 "알파고 얘기가 나올때만 해도 산업혁명처럼 영상의학과 전문의들의 일을 뺏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있었지만 4년 정도 지난 지금 의료계 내부에서는 오히려 기대감이 더욱 크다"며 "점차 발전되는 방향과 연구 결과들을 보면 의사의 업무량을 크게 줄일 수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이미 영상의학과 전문의들의 번 아웃 문제는 세계적인 경향이고 앞으로 현대 의학의 발전에 따라 더욱 심각한 문제가 될 수 밖에 없다"며 "그러한 면에서 의료 인공지능의 발전이 그러한 과도한 로딩을 해소시킬 수 있다는 기대감을 갖고 있는 것이 사실"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