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의 보장성 강화 정책의 대표작으로 볼 수 있는 MRI(자기공명영상) 검사 급증을 두고 최근 논란이 벌어지고 있는 가운데 '관리책'의 하나로 적정성평가가 내년부터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
다만, 제도 중복 문제가 제기됨에 따라 MRI 포함한 '영상검사'에 대한 환자안전 측면에서의 평가가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
19일 의료계에 따르면,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은 지난 주 제7회 의료평가조정위원회(이하 의평조)을 개최하고, 한 차례 보류한 바 있는 '2020년 예비평가 항목 검토 결과'를 보고했다.
앞서 심평원은 지난 10월 말 진행한 제6회 의평조 회의에서 본 평가에 앞서 진행하는 예비평가 항목으로 MRI를 포함한 '영상검사'를 제안했지만, 추가 논의가 필요하다는 의견에 통과가 보류된 바 있다.
하지만 취재 결과, 심평원은 지난주 15일 진행한 제7회 의평조에서 MRI를 포함한 2002년 예비평가 추진안을 최종 통과시켰다.
구체적으로 심평원은 CT와 MRI 등 영상검사를 포괄해 환자안정 중심으로 평가를 진행하기로 했다. 즉 내년부터 MRI 감사의 제도화 단계에 돌입하게 되는 것이다.
이미 심평원은 지난해 말 산하 연구기구인 심사평가연구소에서 MRI 적정성평가 시행을 위한 지표 마련도 완료한 상황.
제시된 연구결과로 평가가 진행된다면 환자안전 관련 지표인 MRI 및 조영제 금기사항 확인 여부, 조용제 사용 전 신장기능검사 여부 등을 위주로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
다만, MRI 이용량을 평가하는 중복촬영과 재촬영 여부 등은 심사체계 개편에 따라 추진 중인 분석심사에서 현재 모니터링하고 있음에 따라 적정성평가 지표에서는 제외될 것으로 전된다.
결국 MRI를 둘러싼 환자안전 관련된 사항은 적정성평가로, 중복촬영과 재촬영 여부는 분석심사 등 '투 트랙'으로 사후관리 정책을 펼치겠다는 의도로 풀이된다.
이미 복지부는 심평원의 청구 자료를 바탕으로 MRI 등 검사항목의 상위 4% 다빈도 시행기관 대상 현장간담회를 개최하는 동시에 적정진료를 권고하기도 했다.
의평조에 참석하는 한 의료단체 관계자는 "MRI를 따로 예비평가를 진행하지 않고 전체 영상검사를 통틀어 진행하는 방안으로 가닥을 잡았다"며 "환자안전 측면에서 방사선 피폭 등에 대한 주요 지표를 설계해 진행할 것으로 보인다"고 귀띔했다.
그는 "이미 분석심사에서 중복과 재촬영에 대한 심사가 진행되고 있지 않나"라며 "투트랙으로 관리하는 방향으로 추진하는 것 같다"고 내다봤다.
한편, 건보공단이 지난 5월 유형별 수가협상에 앞서 공급자단체에 제공한 '2018년도 법과 제도 변화 반영분'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상급종합병원에만 보장성 강화로 투입된 건강보험 재정은 약 5337억원 수준이다.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상급종합병원에 2018년도 한 해 동안 ▲등재비급여로 113억원 ▲기준비급여 129억원 ▲상복부초음파 급여화 179억원 ▲상급병실 2, 3인실 급여화 631억원 ▲뇌, 뇌혈관 MRI 급여화 167억원 ▲4대 중증, 생애주기별 검진 626억원 ▲치과분야 864만원 ▲완화의료에 4억원 등이 투입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