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가 오는 17일 본회의 의결을 목표로 코로나19 추경 예산안 심의에 돌입했다.
정부가 편성한 총 11.7조원의 추경 예산안 중 보건 분야는 감염병 대응 1000억원과 피해 의료기관 손실보상 및 격리자 생활비 지원 2.2조원을 합친 2.3조원이다.
구체적으로 의료기관 손실보상 3500억원과 경영안정화 융자자금 지원 4000억원 그리고 의료기관 손실보상 소요 확대 등에 대비한 목적예비비 1.3조원 등이다.
표면적으로 의료기관 손실보상 지원 예산은 1.6조원 규모이다.
현재 의사협회와 병원협회는 의원급과 병원급 피해 산출액 통계 작성에 돌입한 상태이다.
전국 의료기관이 경영손실을 감수하며 방역에 총력을 기울이는 상황에서 코로나 사태 장기화를 감안할 때 1.6조원을 모두 사용해도 정상 회복이 가능할지 미지수이다.
손실보상 예산안 관건은 기획재정부다.
복지부는 의료기관 손실보상 관련 최대 8580억원 사용을 예측했다. 손실보상 3500억원과 목적예비비 5080억원을 합친 액수다.
손실보상 총 예산안 1.6조원의 절반에 불과한 수치다.
김강립 차관은 지난 10일 보건복지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손실보상 등 감염병 추경 예산이 너무 적자는 야당의 지적에 대해 "재정당국과 협의 과정에서 예산 가용성을 감안했다. 좀 더 협의해보겠다"고 답변했다.
한 마디로 기재부 눈치 보기인 셈이다.
복지부 한 공무원은 “코로나 사태를 계기로 충분한 의료기관 손실보상과 감염병 시스템 확충에 부족하다는 것을 인지하고 있다. 하지만 중앙부처 예산을 비롯한 국가 살림을 책임지는 기재부 눈치를 안 볼 수 없는 게 현실”이라고 전했다.
흥미로운 사실은 코로나 사태로 인한 복지부의 반사이익이다.
지난해부터 복지부 장차관을 중심으로 건강정책실 신설을 위해 행안부와 협의를 진행했으나 별다른 성과를 보이지 못했다.
올해 1월말 코로나 확진환자 발생 이후 급격한 확진환자 증가로 질병관리본부 청 승격과 함께 복지부 보건 분야 복수차관 신설이 여당 총선 공약으로 확정되며 복지부 조직 확대가 기정사실화되는 분위기다.
중앙부처 장관의 인사권은 대통령에게 있다.
복지 전문가인 박능후 복지부장관이 코로나 방역 과정에서 보여준 크고 작은 말 실수를 차지하더라고 차기 장관 인사는 불가피하다.
단순히 코로나 사태를 땜질하는 인사가 아닌 방역을 포함한 보건의료를 책임지고 경제부처 수장과 맞장을 뜰 수 있는 전문성을 갖춘 힘 있는 장관이 필요하다.
방역이 제2의 국방이라는 말이 립 서비스에 머물지 않기 위해선, 메르스 사태 후 전 정권의 전철을 밟지 않기 위해선 문재인 대통령의 과감한 결단이 절실한 상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