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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양병협 "격려는 못할망정 집단감염 주범 내모나"

이창진
발행날짜: 2020-03-20 16:00:58

중대본 행정명령에 '발끈'…책임전가·행정편의 정책 지적
손덕현 회장 "악전고투 희생 외면, 국민 불신 조장 유감"

요양병원들이 정부의 손해 배상 청구를 포함한 행정명령 발동에 강하게 반발하고 나섰다.

대한요양병원협회(회장 손덕현)는 20일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정부가 코로나19 감염을 차단하기 위해 하루하루 피 말리는 싸움을 하고 있는 요양병원들을 격려해 주지는 못할망정 마치 집단발생의 주범처럼 몰아가는 듯한 태도를 보이고 있어 매우 유감스럽다"고 밝혔다.

요양병원협회 손덕현 회장.
이날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는 코로나19와 관련, 요양병원에 대한 관리를 강화하기 위해 행정명령을 발동한다고 발표했다.

행정명령은 △방역관리자 지정 △외부인 출입제한 △종사자(간병인)에 대해 매일 발열 등 증상 여부 확인 및 기록 △유증상자 즉각 업무 배제 △종사자 마스크 착용 등을 담고 있다.

정부는 요양병원 행정명령의 실효성을 확보하기 위해 명령을 위반해 집단감염을 초래한 경우 손실보상과 재정적 지원을 제한하고, 추가방역 조치에 대한 손해배상을 청구하는 방안을 검토하기로 했다.

요양병원협회는 전형적인 책임전가와 행정편의적 대책이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요양병원협회는 코로나19 감염병 위기경보를 ‘경계’에서 ‘심각’ 단계로 상향 조정하기 이전인 2월 5일부터 전국의 모든 요양병원에 지속적으로 공문을 발송해 △면회 금지 △외래환자 해외 여행력 확인 △발열 체크 △마스크 착용 및 손소독 실시 △병원 임직원 외부활동 자제 및 동선 파악 등에 대한 협조를 요청해 왔다.

또한 협회는 ‘코로나19 요양병원 대응본부’를 구성, 감염증 정보를 공유하고, 상황에 맞는 대책을 신속하게 마련해 전국 요양병원에 전파해 왔다.

정부에 △수술용 마스크, 손소독제 및 에탄올 부족 문제 해결 △코로나19 확진 병원의 전체 환자, 직원 대상 진단검사 비용 지원 △급성기병원에서 요양병원으로 환자 전원할 때 코로나19 검사 의무화 △요양병원 인력 및 시설 신고 유예 △방역활동 비용 지원 등을 요청했다.

손덕현 회장은 "요양병원들은 실탄도 지급되지 않는 전쟁터에서 맨손으로 싸우는 심정으로 코로나19를 차단하기 위해 악전고투할 수밖에 없었다"면서 "일부 요양병원에서 집단감염이 발생했다고 해서 마치 전체 요양병원의 문제인 것처럼 일반화하고, 요양병원의 희생을 외면한 채 국민 불신을 조장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손 회장은 "정부는 지금이라고 요양병원들이 효과적으로 코로나19 방역을 할 수 있도록 신속하게 필요한 지원을 해 달라"고 요청하고 "전국의 요양병원도 입원환자들을 감염으로부터 보호하기 위해 할 수 있는 모든 방안을 강구하겠다"고 응수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