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흥요양병원·인천 세인트요양병원 연이어 폐업 "출혈경쟁 경영악화" 인천 모 요양병원 3월말 폐업 예정 “미수금 관리·자금 유동성 취약”
최근 들어 인천과 경기 지역 요양병원들이 잇따라 폐업한 것으로 확인됐다. 코로나와는 별개로 무리한 경영이 폐업 원인으로 꼽힌다.
인천 남구 위치한 세인트요양병원은 최근 보건소에 폐업 신고했다. 지난 2017년 370병상 규모로 화려한 인테리어를 자랑하며 개원한 세인트요양병원은 '환자에게는 귀족의 삶을, 가족에게는 보통의 삶을' 비전으로 제시하며 차별화를 추구했지만 결국 폐업했다.
정확한 원인은 알 수 없지만, 건물이 오래전 경매로 넘어가면서 경영 악화가 원인으로 꼽히고 있다. 최근 단전, 단수 조치까지 이어졌다. 3월 중순 폐업한 세인트요양병원의 입원환자와 간병인이 인근 요양병원으로 이동하면서 폐업 사실이 알려졌다.
인근 요양병원 원장은 "코로나 사태로 입원환자가 줄고 있는 상황에서 세인트요양병원 입원환자들이 입원을 요구해 깜짝 놀랐다. 폐업한 정확한 이유는 모르지만 병원장이 의대 동창회장을 역임하는 등 잘나가던 요양병원이 문을 닫게 된 현실이 씁쓸하다"고 말했다.
그는 "코로나 사태와 무관하게 많은 요양병원의 경영이 녹록치 않다. 중증도 중심의 수가개편과 높아진 인건비, 임대료 등 전국 요양병원이 무한경쟁을 벌이고 있다"고 전했다.
경기 지역 의료법인 시흥요양병원도 지난달 폐업했다. 무리한 건물 매매에 따른 대출금 상환 등 경영적 압박이 크게 작용했다는 후문이다. 여기에 160병상 규모의 인천 모 요양병원은 3월말까지 운영하며 폐업을 결정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들 요양병원은 사무장병원과 무관한 것으로 알려졌다.
의료기관 전문 컨설팅업체 드림이앤씨 강요한 본부장은 "최근 들어 요양병원 폐업 소식이 이어지고 있다. 가장 큰 문제는 미수금과 자금 유동성 관리가 취약하다는 점이다. 컨설팅을 해보면, 일부 요양병원의 무리한 투자도 문제지만 진료만 아는 병원장들이 원무과장 손위에서 놀아나는 경우도 적지 않다"고 지적했다.
강 본부장은 "정액수가 특성을 이용해 소규모 요양병원에서 여전히 입원환자 할인 등 무리한 출혈경쟁을 벌이고 있다. 환자들의 미수금 관리와 회계 투명성 그리고 중증환자 중심 치료 전환 등 경쟁력 확보를 위해 노력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대한요양병원협회(회장 손덕현)에 따르면, 한해 평균 전국 20여곳 요양병원이 폐업과 개설을 반복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올해 2월에는 3곳의 요양병원에서 업종변경 등을 이유로 협회 회원 탈퇴를 신청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