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감염학회, 코로나 치료제 과학적 근거 점검 최원석 교수 "효과 결론 내리기에 임상 자료 부족"
코로나19 치료와 관련 몇몇 치료제들이 효과를 보인다는 연구 결과가 나오고 있지만 과학적인 근거에 기반해 조심스럽게 접근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왔다.
미국국립보건원(NIH) 가이드라인에서 대부분의 약제를 권고하지 않을 뿐더러 치료 효과를 보인 연구들의 상당수가 유의성을 입증할 만큼 객관적인 데이터를 확보하지 않아 아직 효과를 거론하기 이르다는 것이다.
25일 대한감염학회는 코로나19를 주제로 첫 웨비나(온라인 방식 세미나)를 개최하고 치료와 관련된 최신치료 및 과학적 근거를 점검하는 자리를 마련했다.
백경란 이사장은 "코로나19가 결국 팬데믹을 초래, 전세계가 몸살을 앓고 있고 국내는 유행의 1차 고비를 넘기고 있다"며 "코로나19는 아직도 미지의 분야이지만 다음 단계를 대비하기 위해 이번 웹세미나를 마련했다"고 밝혔다.
온라인 방식의 이번 세미나는 유튜브 플랫폼을 활용 가상 스튜디오에서 실시간으로 촬영해 송출하는 방식으로 기획됐다.
코로나19 최신치료 및 과학적 근거를 발표한 최원석 고려대의대 감염내과 교수는 여러 가능성에도 불구하고 현재의 치료 효과에 대해선 보수적으로 접근해야 한다는 메세지를 던졌다.
최 교수는 "현재까지 자료들은 효과에 대해 결론을 내릴 정도가 아니다"라며 "치료제로 허가돼 있는 것도 없고 모든 약은 연구 중인 상태"라고 밝혔다.
그는 "세포 안에서 바이러스의 증식을 억제하는 항바이러스 제제나 면역증강제들이 후보군으로 거론된다"며 "이번 시간에는 주로 항바이러스 제제 위주로 치료 효과를 확인하려고 한다"고 말했다.
코로나와 관련 임상이 진행중이거나 데이터가 축적된 약물은 ▲하이드록시클로로퀸 ▲로피나비르/리토나비르 ▲인터페론 ▲리바비린 ▲렘데시비르 ▲파비피라비르 등이다.
최 교수는 "하이드록시클로로퀸은 트럼프 대통령이 게임 체인저로 언급했던 약물이다"며 "엔도솜pH(endosomal pH)를 올려주고, ace2 당화를 방해해서 바이러스 증식을 억제할 수 있는 측면이 이 약의 기대할 수 있는 기전이다"고 밝혔다.
그는 "중국의 30명 대상 임상 데이터 보면 환자 경과가 나쁘지 않았고 중국의 62명 대상 연구에서는 투약 그룹에서 회복까지의 시간이 더 빨랐다는 결과가 나왔다"고 밝혔다.
이어 "하지만 미국에서 연구 자료 보면 아지트로마이신과 병용, 혹은 단독 사용에 따른 효과 차이는 없었고 전체 사망률이 오히려 더 올라간다고 보고되기도 했다"며 "게임체인저의 역할은 근거로 증명되지 못했다"고 지적했다.
클로로퀸의 임상이 소수를 대상으로 진행된 만큼 치료 효과를 논하기에는 큰 규모의 잘 계획된 임상이 어떻게 결론날지 기다려야 한다는 것이 그의 판단.
상품명 칼레트라로 잘 알려진 로피나비르/리토나비르 조합도 아직 미심쩍다.
최 교수는 "이 약물은 사스, 메르스 때 사용 경험이 있다"며 "NEJM 데이터를 보면 중증 환자 투약군에서 호전되기까지 시간, 바이러스 RNA 검출율에서 등에서 차이가 없었다"고 설명했다.
그는 "단 하루 정도 회복기간이 짧더라 정도의 부가적인 혜택이 있었지만 오히려 이 연구 때문에 많은 국가에서 약제를 권고하지 않는 근거가 됐다"며 "다만 임상이 증상 발현 후 상당 시간이 지난 환자를 대상으로 했다는 점은 한계로 남는다"고 말했다.
인터페론 제제도 메르스 때 이미 시도된 바 있지만 효과 입증에는 실패했다.
최원석 교수는 "인터페론 관련 연구 대부분 병용이기 때문에 단독 역할을 평가할 수 있는 정도의 자료는 없다"며 "다만 병용시 효과를 고려해 볼 수 있는 정도에 그친다"고 말했다.
이어 "인터페론 알파2b를 썼을 때 IL-6와 CRP 수치가 감소하는 것으로 나왔고, 최근 코에서 뿌려줬을 때 코로나 감염을 예방할 수 있는지 확인하는 연구도 진행됐지만 감염자가 없어 결론을 내리지 못했다"고 덧붙였다.
C형 간염 치료제인 리바비린은 과거부터 사용돼 왔지만 표준 치료법으로 자리잡지는 못했다. 2020년 나온 메르스 바이러스에 대한 리바비린+인터페론 병용군 임상 임상 자료에서도 90일 사망률에서 유의미한 차이를 발견할 수 없었다.
최 교수는 "에볼라 치료제인 렘데시비르는 에볼라 치료 효과도 확실히 밝혀지지는 않았다"며 "코로나 61명 환자를 대상으로 한 결과가 NEJM에 보고 됐는데 36명의 환자가 산소 소모 수치가 줄어드는 긍정적인 결과가 있었다"고 말했다.
그는 "25명은 퇴원하고 7명은 사망해 사망률은 18%로 나왔지만 이런 사례만 보고된 것이라 효과에 대해 결론을 내리기 어렵다"며 "최근 WHO 보고서에서 임상 연구가 효과적이지 않다는 내용이 유출되는 등 유망한 결론을 가진 약물이라고 생각할 순 없을 것 같다"고 강조했다.
그는 "파비피라비르는 아비돌과 비교 자료에서 유의한 차이가 없었다"며 "이외 러시아와 중국에서 허가된 아비돌은 우한에서 504명 환자를 봤더니 사망률을 아주 많이 낮췄다는 연구가 있다"고 말했다.
이어 "이런 전체 데이터가 맞다면 비교적 긍정적인 효과 보여주는 약물이라는 생각이 든다"며 "다만 허가가 러시아와 중국에서 이뤄져 관련 데이터는 해당 나라에서만 나온다는 점에서 자료의 신뢰성도 함께 고민해 봐야 한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