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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진확대로 장정결제 시장 춘추전국시대...평가는 엇갈려

발행날짜: 2020-06-19 05:45:59

오라팡 등 순응도 개선 새 약물 나왔지만 안전성 및 가격서 밀려
진입장벽 낮은 개원가 중심 사용...대학병원은 안전성 이유 신중

500억원대에 달하는 장정결제 시장이 크게 요동치고 있다. 최근 수년 사이에만 새로운 약물들이 대거 쏟아져 나오며 춘추전국시대를 열고 있는 것.

이들 제품들은 수검자와 환자들의 순응도 향상을 무기로 시장 진입을 노리고 있지만 생각보다 높은 문턱으로 고전하고 있다는 점에서 과연 어느 제품이 시장에 연착륙 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국내 장정결제 3가지 허가…각 품목별 장단점 분명

현재 국내에서 허가를 받은 장정결제는 총 3가지 뿐이다. 가장 많이 활용되는 등장성 제제인 PEG(Polyethylene glycol) 두 종류와 고장성 제제인 OSS(oral sulfate solution) 약물이다.

장정결제 시장에 신규 약물들이 들어오면서 춘추전국시대를 맞고 있다.
PEG 제제는 비흡수성 등장성이므로 전해질이나 대사 이사 등의 변화가 적다는 점에서 매우 안전한 약물로 꼽힌다. 국내에서 가장 많이 쓰고 있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PEG 제제는 다시 고용량과 저용량으로 나뉘는데 고용량은 대부분 4리터를 기준으로 하는 코리트산, 콜론라이트산 등이 대표적이다. 또한 2리터대 저용량은 쿨프렙산, 크리쿨산 등이 꼽힌다.

최근 PEG 제제들은 복용 순응도를 높이기 위해 최대한 저용량으로 설계되는 경향을 보이고 있다.

실제로 4리터 고용량 PEG 제제가 1992년 미국 식품의약국(FDA)의 승인을 받을때만 해도 이 제품이 주를 이뤘지만 2006년 2리터의 제품이 FDA의 승인을 받은 뒤에는 대세가 이쪽으로 옮겨가는 추세다.

특히 다양한 임상시험 등에서도 건강하고 변비가 없는 수검자들은 저용량 PEG가 고용량에 비해 열등하지 않다는 결과들이 나오면서 대세로 굳어지는 중이다.

알약형 OSS 제제는 복용량이 적어서 순응도가 높다는 장점으로 시장에 나왔으며 한국팜비오가 세계 최초 개량신약으로 출시한 오라팡이 대표적이다.

PEG 제제 여전한 대세론…오라팡 등 연착륙 고전

현재 장정결제 분야에서 가장 큰 파이를 가지고 있는 회사는 태준제약이다. 500억원으로 추산되는 장정결제 시장에서 나홀로 100억원 이상의 매출을 올리며 가장 높은 점유율을 기록중이기 때문이다.

신규 약물들이 쏟아지고 있지만 시장 안착에는 난관을 겪는 모습이다.
태준제약은 1990년대 코리트산과 코리트에프산을 들여온데 이어 FDA 승인을 받은 쿨프렙산 등 고용량, 저용량 PEG 제품을 앞세워 10여년 이상 시장을 지배하고 있다. 국내 장정결제 시장에서 라인업이 가장 많은 이유도 여기에 있다.

후발주자로 장정결제 시장에 뛰어든 한국팜비오가 지난해 5월 세계 최초 OSS 복합 개량신약인 오라팡을 출시한 이유도 이 부분이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다.

장정결제 시장에서 승부수를 띄우기 위해서는 PEG 시장이 아닌 곳에서 해법을 찾아야 하는 상황이었기 때문이다. 실제로 한국팜비오도 PEG 시장에 이미 발을 담그고 있지만 큰 성과를 얻지는 못하고 있는 상태였다.

오라팡은 2013년 신장병 이슈로 임상에서 퇴출된 후 6년만에 부활한 알약형 장정결제다. 과거 문제가 됐던 부분을 상당 부분 걷어내고 편의성을 무기로 시장에 출사표를 던졌다.

실제로 오라팡은 서울대병원과 고대의료원 등 총 8개 병원에서 3상 임상을 진행하며 장정결도 95.5%를 기록해 과거 액체형 OSS 제제(98.2%)와 유사한 성능을 보여줬다.

하지만 PEG가 주도하는 시장에서 후발주자로 진입하는데는 일정 부분 한계를 드러내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대학병원 공략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이 대표적인 이유다.

빅5병원 중 하나인 A대형병원 종합건강검진센터장은 "오라팡 제품은 알고 있지만 우리 병원은 아예 사용하지 않고 있으며 검토할 계획도 없다"며 "학회나 세미나 등에서 봐도 대학병원에 랜딩된 곳은 거의 없는 듯 하다"고 귀띔했다.

이어 그는 "대학병원이라는 특성상 검진이건 치료 목적이건 안전성과 정결 완성도를 최우선으로 볼 수 밖에 없다는 점에서 검증이 우선시 돼야 한다"며 "특히 대학병원은 고령 혹은 중증 환자가 많다는 점에서 근거가 쌓일때까지 더 지켜봐야 한다는 것이 대다수 교수들의 의견"이라고 전했다.

이로 인해 오라팡은 현재 세미급 종합병원이나 일부 검진 기관, 개원가 등에 제한적으로 공급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하지만 출시 당시 돌풍을 기대했던 모습과는 다소 차이가 있는 모습이다.

우선 알약형에 대한 임상 의사들의 의구심도 일정 부분 영향을 미치고 있는 상태다. 2010년대 초반 인산나트륨을 기반으로 하는 알약형 장정결제가 시장에서 퇴출된 것에 대한 일종의 거부감이 아직까지 이어지는 분위기다.

이로 인해 팜비오측은 미국 식품의약국(FDA)의 승인을 받았고 미국내에서는 시장 점유율이 60%가 넘을 만큼 광범위하게 쓰이고 있는 OSS의 안전성을 강조하고 있지만 퇴출의 잔상은 여전하다.

대한검진의학회 임원인 B원장은 "환자 순응도가 높다는 얘기는 들었지만 아직까지 이를 들여놓지는 않은 상태"라며 "과거 선례로 알약형에 대한 거부감도 있고 특히 노인 환자에게는 좋지 않다는 평가를 많이 들어 아직까지는 더 지켜보려 한다"고 말했다.

일부에서는 환자 순응도를 이유로 기대감이 높다는 평가를 내리는 의견도 있다. 특히 시메치콘이 함유돼 있는 점을 높게 평가하는 의견도 있는 상태다. 하지만 역시 가격이라는 장벽이 존재한다.

대한개원내과의사회 임원인 C원장은 "일각에서 시야가 탁하지 않겠냐는 우려가 있었는데 실제로 써보니 시메치콘의 효과로 정결도와 시야는 만족할 만 했다"며 "하지만 역시 가격 부분이 한계는 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현재 오라팡은 비급여의 한계로 인해 환자가 부담해야 하는 금액이 3만원~4만원대에 달한다. 건강보험이 적용되는 PEG 제제가 2천원대에 불과하다는 점을 감안하면 상당히 높은 수준이다.

C원장은 "순응도가 높기는 하지만 가격대가 3만원 중반대가 넘어가다보니 환자가 먼저 요구하지 않는 한 권하기 부담되는 경향은 분명하다"며 "이 부분이 결국 경쟁력의 잣대가 되지 않을까 한다"고 덧붙였다.

새로운 장정결제 시장 출시 봇물…후순위 진입 경쟁도 불가피

이처럼 세계 첫 개량신약조차도 시장 연착륙에 고전을 겪고 있는 상황에서도 장정결제 시장에는 신제품이 쏟아지고 있다.

전문가들은 결국 안전성과 정결 완성도가 경쟁력을 가를 것이라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가뜩이나 시장에 새롭게 자리를 잡기 쉽지 않은 상황에서 후순위 진입 경쟁까지 치열하게 벌어질 수 밖에 없다는 의미가 된다.

실제로 한국파마는 지난해 말 네덜란드 장정결제 회사인 Norgine과 독점 계약을 맺고 플렌뷰산(PLENVU)을 시장에 출시했다.

이 제품은 과거 2리터에서 4리터를 복용해야했던 어려움을 극복하기 위해 1리터 정도로 상행 결장까지 정결하는 특성을 앞세워 연착륙을 도모하고 있다.

한국콜마도 1.38리터만으로 복용량을 줄인 이지프렙 1.38산의 출시를 앞두고 있다. 콜마는 지난 5월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개량 신약으로 품목허가를 받았다.

이 제품은 복용량을 줄이는데 더해 정결제 자체에 레몬맛을 적용해 편의성을 높였다는 점을 무기로 삼고 있다. 하지만 오라팡과 같이 이 또한 비급야 약제들이라는 점에서 PEG 제품들과 가격 경쟁력에서 우위를 점하기는 힘든 상태다.

이처럼 장정결제 시장에 신규 제품들이 봇물처럼 쏟아지면서 이들 제품들간에 치열한 경쟁도 불가피할 것으로 전망된다. 시장 지배력을 가진 약물을 쫓아야 하는 오라팡으로서는 플렌뷰산의 추격을, 이들 약물들은 다시 이지프렙의 공격을 받아내야 한다는 의미다.

대한종합건강관리학회 동석호 이사장(경희의대)은 "장정결제 시장에 새롭게 약물들이 출시되며 학회 이사회에서도 PT 등을 받으며 제품을 평가하고 있는 상태"라며 "각자가 가진 장점들은 분명하지만 차별화 전략 자체를 순응도에 맞추고 있다는 점에서 결국 얼마나 안전성과 정결도의 근거를 갖추느냐가 관건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