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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대로 수련받고 싶다" 서울의료원 전공의들의 호소

발행날짜: 2020-10-13 05:45:45

코로나 전담병원 전환으로 입원·수술 급감…정상적인 수련 불가능
일선 전공의들 이동수련 거듭 요구…병원 측 '거부'로 갈등 불가피

서울의료원 전공의들이 병원 경영진을 향해 수련 정상화를 호소하고 나섰다. 어렵다면 이동수련이라도 허용해달라는 입장이다.

이런 가운데 병원 측은 전공의 이동수련은 불가하다는 입장을 고수하면서 병원과 전공의간 갈등이 첨예해지고 있다.

서울의료원은 코로나 전담병원으로 지정됨에 따라 전공의들이 수련 공백을 호소하고 있다. 일부 전공의가 이동수련을 요구하는 반면 병원 측은 거부입장을 고수하면서 갈등이 예상된다.
최근 서울의료원 복수의 전공의에 따르면 이들은 수련 정상화를 위한 전공의 의견서를 병원 측에 전달했다. 이들은 더 이상 전공의 수련이 파행으로 치닫을 경우 전문의 취득에 문제가 발생할 우려가 높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이들은 의견서를 통해 응급실 운영 정상화, 정신과 페쇄병동 운영 등을 우선 해결해야할 과제로 꼽았다.

전공의가 다양한 환자치료 경험을 통해 수련을 할 수 있는 여건을 마련하기 위한 기본적인 환경을 유지해달라는 게 이들의 요구다.

익명을 요구한 서울의료원 한 전공의는 "이동수련이 불가피한 상황임에도 병원 측은 '수련병원'이라는 타이틀을 유지하고자 이를 수용하지 않고 있다"며 "전공의들은 하루하루가 답답한 상황"이라고 토로했다.

서울의료원 복수의 전공의에 따르면 현재 해당 병원은 정상적인 수련이 어려운 상황.

코로나 전담병원으로 전환한 이후 외래진료를 축소했으며 응급실을 폐쇄하면서 신규로 일반환자의 입원이 막혔다. 실제로 총 623개 병상 중 100병상만 비코로나 환자를 위한 병상으로 운영 중이다.

내과 입원환자 수는 2019년 3~8월 기간동안 총 3474명(전공의 1인당 600여명)을 진료했다면 코로나 전담병원으로 역할을 한 2020년 3~8월 6개월간은 342명(전공의 1인당 60여명)을 진료하는데 그쳤다. 즉, 내과 1개월간 전공의 1인당 10여명의 환자를 진료한 수준인 셈이다.

외과의 경우에도 2019년 동기간(3~8월)에는 914건의 수술을 실시한 반면 올해는 210건에 그쳤으며 산부인과에서 제왕절개 수술은 2019년 동기간 135건을 기록했지만 올해는 6건에 머물렀다.

응급실 또한 폐쇄조치로 응급실 초진환자 내원을 받을 수 없게 되면서 응급상황에 대처하는 역량을 기를 수 있는 경험을 할 수 없었다. 이는 중환자실, 정신과 폐쇄병동, 분만실, 신생아중환자실 등도 마찬가지다.

코로나 전담병원으로 지정됨에 따라 일반환자 진료를 제한하고 코로나 환자만 진료하는 과정에서 전공의 수련에는 공백이 발생했다.

특히 코로나19 여파가 컸던 소아청소년과는 3~8월까지 신생아중환자실 전면폐쇄로 소아환자의 입원은 1~2명이 전부다. 전공의 입장에선 신생아 중환자를 접할 기회를 잃은 셈이다.

또한 이들의 고민은 조만간 시작되는 내년도 전공의 모집으로 이어지고 있다. 현재와 같은 상황이 유지될 경우 병원 측이 전공의 모집에 나선다고 해도 지난해처럼 전공의 지원이 원활하지 않을 것이라고 판단하고 있기 때문이다.

서울시의료원 전공의는 "병원 측은 올해말에 컨테이너 박스를 설치해 간이 응급실을 개설해줄 것이라고 했지만 이미 코로나 전담병원이라는 이미지가 강하기 때문에 한계가 있을 것"이라며 "타 병원으로 전원시키는 수준의 기능에 머무를 가능성이 높다"고 전했다.

그는 "앞서 궁여지책으로 타병원 파견수련도 진행했지만, 타 병원 전공의를 보조하거나 그들이 일하는 것을 관찰하는 수준에 그쳤다"면서 "지난 7개월간의 수련파행은 차치하더라도 앞으로 최대한 빠른 시간에 정상적인 수련을 받고 싶다"고 거듭 호소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