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감(인플루엔자) 백신 접종 후 사망 사례가 누적되면서 백신 제조사 발생 사례에도 차이가 발생하고 있다.
22일 기준 특정 업체 생산 백신에서 약 42%의 사망 사례가 나오면서 업체-부작용 발생간의 상관성에 대한 의구심이 커지고 있는 것.
다만 전문가들은 백신 공급량에 따른 확률 변수 및 인과 관계 확증이 어렵다는 점에서 연관성은 희박하다는 입장이다.
질병관리청이 발표한 21일 기준 독감 백신 접종은 약 1297만건, 국가예방접종사업 대상자 접종건수는 836만건이다. 사망 사례는 22일 기준 12건이 보고됐다.
이를 생산업체별로 나눠보면 SK바이오사이언스가 생산한 스카이셀플루4가서 5건, 이어 보령이 생산한 보령플루VIII테트라 3건, GC녹십자 지씨플루쿼드리밸런트 2건, 한국백신 코박스인플루4가 1건, LG화학 플루플러스테트라 1건이다.
단순 수치로 놓고 보면 SK바이오사이언스 백신을 맞고 사망한 사례가 12건 중 5건으로 41.7%를 차지한다.
그간 질병관리청은 사망 사례가 나타날 때마다 백신 제조사 및 제조번호 등이 다르다는 이유로 관련성을 부인해 왔지만 사례가 누적되면서 경향성이 나타난 것. 특정 업체 백신에서 이상사례 발생 위험성이 있다는 의구심이 고개를 드는 이유다.
이와 관련 전문가들은 확대해석을 경계하고 있다. 백신 공급량에 따라 이상사례 발생 확률이 변할 뿐 아니라 실제 인과관계가 밝혀지지 않았다는 점 등 단순 수치로 판단할 수 없다는 게 주요 이유다.
백신학회 관계자는 "단순히 수치만 놓고 보면 경향성이 있다고 생각할 수 있지만 총 백신 공급량이 다르고 생산 방식 및 3가, 4가 등 수 많은 변수가 있다"며 "12건에 불과한 사례를 가지고 경향성을 판별하는 것은 불가능하다"고 말했다.
그는 "특정 시점, 특정 로트 생산품에서 이상 사례가 빈번했다면 가능성이 있지만 아직까지 그런 사실이 확인되지 않은 것으로 안다"며 "백신 접종의 부작용 때문에 사망사례가 나타났다면 쇼크 등의 면역 반응이 나타나야 하는데 그런 인과관계도 명확치 않다"고 지적했다.
백신은 크게 유정란 배양 방식, 세포 배양 방식으로 나뉜다. 생산 방식 별로 사망 위험도가 다르다면 유정란 백신 접종군에서 계란 알러지 반응 등으로 인한 부작용 발생 및 사망 사례가 집중돼야 한다. 하지만 그런 인과관계는 밝혀지지 않았다.
SK바이오사이언스는 세포 배양 방식을 활용하고 나머지는 유정란 방식이다. 업체 별로 보면 SK바이오사이언스에서 사망 사례가 빈번한 것처럼 보이지만 생산 방식 별로 보면 유정란 방식에서 과반수 이상(58.3%) 사망 사례가 나온 것이 된다.
업체도 비슷한 입장이다.
A업체 관계자는 "자체적으로 백신 생산이 가능한 업체도 있지만 그렇지 않은 업체는 타 회사에서 원액을 공급받아 백신을 만든다"며 "공급량이 많은 회사일 수록 이상반응 발생 확률은 올라갈 수밖에 없고 그 반대의 경우는 낮아진다"고 말했다.
백신의 자체 생산 가능 업체는 녹십자와 SK바이오사이언스, 일양약품으로 한정된다. 나머지 LG화학, 보령, 한국백신 등은 타 업체에서 원액을 받아 백신을 생산한다. OEM 방식으로 원액을 받아쓰는 만큼 특정 업체 생산품과 위험도를 일원화 할 수 없다는 것이다.
국가예방접종사업을 통한 접종건수는 전체의 64.5%를 차지한다. 반면 다국적제약사는 수익성을 이유로 국가예방접종사업에 참여하지 않은 곳도 있다. 공급량이 다르기 때문에 사망 사례 발생 건을 놓고 위험도를 단순 비교할 수 없다는 뜻.
A업체 관계자는 "국가예방접종사업에 참여하지 않은 다국적제약사 품목은 공급량 자체가 타 제약사 공급량 대비 절반에도 못미친다"며 "단순 수치 비교를 통한 위험도 비교는 과학적 근거에 기반한 것이 아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