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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일에 싸인 비타민D 효용성…전문가들 현미경 연구 앞장

발행날짜: 2020-10-31 05:45:56

제17회 아시아-오세아니아 내분비학술대회 개최
내분비 영역에서의 비타민D 효용성·기전 등 점검

비타민D의 효용이 여러 분야 적응증에서 지속적으로 발견되고 있다. 면역조설, 항염 기전이 코로나19 치료에도 효과가 있을 수 있다는 학계 보고가 이어지는 등 실제 효과를 살피기 위한 다양한 연구가 잇따르고 있다.

내분비학회는 제17회 아시아-오세아니아 내분비학술대회(AOCE-SICEM 2020)를 온라인으로 개최하고 코로나19 및 당뇨병 환자의 최적 치료법, 최저 LDL-C 수치의 안전성, 비타민D의 새 효용성 등 다양한 내분비계 이슈를 점검했다.

먼저 배재현 고대안암병원 내분비내과 교수는 '코로나19 치료에 있어서의 비타민D의 역할' 발표를 통해 코로나19 등 전염병과 비타민D의 관련성 증거, 비타민D 부족의 예후적 상태 변화 기전 등을 점검했다.

국내의 경우 혈중 25(OH)D의 농도를 검사해 30ng/ml 미만을 비타민D 결핍으로 정의한다. 국내 남성의 87%, 여성의 93%가 결핍이라는 연구 결과도 나온 바 있다.

배재현 고대안암병원 내분비내과 교수(오른쪽)
배 교수는 "노령층 코로나19 감염자를 대상으로 평균 혈중 비타민D 농도와 사망률간의 상관성을 살핀 연구들이 있다"며 "노르웨이와 핀란드, 스웨덴과 같은 나라는 평균 비타민D 농도가 높으면서 백만명당 코로나19로 인한 사망자가 적게 나타난다"고 밝혔다.

그는 "북쪽 지방에 거주하거나 비만, 어두운 피부톤, 고령자와 같은 중복된 요소들이 비타민D 결핍과 연관되고 이는 각국의 코로나19 사망률과도 연관된다"며 "위도 변화에 따른 사망률 변화 추이 연구를 보면 비타민D 결핍이 코로나19 사망률 증가 위험으로 이어진다"고 강조했다.

실제로 미국에서 진행된 19만 1779명의 코로나19 감염자를 대상으로 한 연구에서 평균 양성률은 9.3%다. 다만 비타민D 농도가 50 이상일 경우 양성률은 7% 이하로 하락한다. 위도/인종/나이/성별에도 불구하고 농도-양성률의 상관성은 비슷하게 관찰된다.

배 교수는 "반면 영국에서 진행된 연구에서는 비타민D 농도와 코로나19 감염간 상관성이 없는 것으로 나와 해석에 신중을 기해야 한다"며 "둘의 관련성은 강력한 증거를 갖춘 것은 아니고 보충제 복용으로 코로나19를 예방하거나 치료한다는 보장도 없다"고 말했다.

그는 "다만 비타민D는 항염 작용을 통해 코로나19 감염자에서 치명적인 사이토카인 폭풍을 막는 기전을 가진 것으로 보인다"며 "실제로 235명의 코로나19 감염자를 대상으로 한 연구에서 비타민D 보용후 염증반응 마커 감소가 관찰됐다"고 설명했다.

이어 "비타민D 결핍과 코로나19는 면역조설, 항염, 섬유화 및 RAAS 활성화 및 고혈당, 심혈관질환과 같은 다양한 위험요소들과 잠재적인 관련성을 갖는 것로 보인다"며 "따라서 비타민D이 부족한 고위험군을 포함해 일반 대중에게 비타민D 복용을 고려해야 한다"고 제시했다.

비타민D-코로나19 예방 및 치료 상관성을 입증한 대규모 임상 연구가 부재하고, 결론도 다소 혼재돼 있지만 기전을 고려하면 굳이 위험을 무릎쓰고 비타민D를 외면할 이유가 없다는 게 그의 판단.

▲자가면역질환에서도 효과 있을까? "글쎄"

인도네시아 세벨라스 마레트대 아스티차 에리닝 사리(Asticha Erlianing Sari) 박사는 비타민D가 갑상선기능 저하증(Hashimoto thyroiditis, 하시모토 갑상선염)과 같은 자가면역질환에서 효용성을 보일 수 있는지 분석했다.

사리 박사는 "최근의 증거는 면역 체계의 조절에 있어서 비타민D의 중요한 역할을 보여준다"며 "2010~2019년까지 공개된 연구를 시스템 리뷰해 하시모토 갑상선염 환자에서 비타민D의 역할을 평가했다"고 설명했다.

96명의 하시모토 갑상선염 환자를 대상으로 한 연구에서 51%(n=49)는 비타민D를 주간 50,000IU씩 12주간 투약했고, 49%(n=47)는 위약을 받았다.

분석 결과 비타민D 복용군에서는 비타민 혈청 수치(25(OH)D)가 크게 증가했다. 다만 비타민D군은 위약 대비 갑상선 질환 검사 지표인 anti-TPO Ab 수치의 유의미한 감소는 관찰되지 않았다. 비타민D 복용군중 30명은 위약 대비 갑상선 자극 호르몬(TSH) 수치에서도 큰 변화가 없었다.

사리 박사는 "이번 연구는 비타민D가 하시모토 갑상선염에 효과적이라는 가설을 지지하지 않는다"며 "정확한 체내 역할을 살피기 위한 추가 연구가 진행돼야 한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