쉬엔비 강선영 대표이사, 글로벌 허가 경쟁 중요성 강조 '비바체' 3년째 미국 시장 1위 수성…"행정 속도 높여야"
한국 의료산업의 미래 'CEO'에게 묻는다
제약·바이오 산업의 호황에 가려졌던 의료산업 분야가 4차 혁명의 물결을 타고 새롭게 주목받고 있다. 메디칼타임즈가 더 없는 기회를 만나 도약을 준비하는 한국 의료산업 기업들이 그리고 있는 청사진을 CEO들을 찾아가 직접 물었다. |편집자주|
|"국내보다 해외에서 더 알아주는 국산 의료기기"-쉬엔비|
"과거 굴지의 글로벌 기업들이 잠식하던 세계 의료기기 시장에 한국산 제품들이 자리를 잡아가고 있어요. 이제는 정부도 세계 경쟁력 확보에 초점을 맞추고 창의적 제품들을 적극적으로 지원해야 합니다."
올해로 설립 20주년을 넘긴 쉬엔비의 강선영 대표이사는 국산 의료기기 산업의 위상을 이같이 요약하고 정부의 적극적인 지원을 당부했다.
국산 기기들이 이미 굴지의 글로벌 기업들과 어깨를 나란히 하며 세계 시장에서 경쟁하고 있다는 점에서 타 국가의 제품들과 경쟁에서 뒤쳐지지 않도록 정책적인 도움이 필요하다는 설명이다.
고주파 기기 '비바체' 3년째 미국 시장 1위 수성 "세계 경쟁력"
실제로 국산 의료기기의 위상은 쉬엔비의 대표 효자 상품 중 하나인 고주파 바늘 피부미용기기 '비바체'만 봐도 여실히 드러난다.
개발 단계부터 미국 시장 진출을 목표로 한 끝에 지난 2014년 그 길을 열었고 2016년 마침내 미국 식품의약국(FDA)의 허가를 받으면서 미국 시장에 발을 딛었다.
이후에는 그야말로 폭풍 성장을 지속했다. 진출 첫 해 200여개를 수출한 것을 시작으로 매년 판매량이 크게 증가하며 2018년부터는 미국 전 의료기기 중에서 동종 부분 1위를 수성하고 있다.
강선영 대표는 "1999년 설립 이후 올해로 21년을 맞이하면서 이제 바야흐로 세계 시장에 명함을 내밀 힘을 얻었다"며 "해외 시장 공략을 우선시 하다보니 이제는 국내보다는 미국과 유럽, 중동에서 더 유명한 회사가 됐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플라즈마 기기인 플라듀오와 더불어 고주파 기기인 비바체가 이미 미국 시장에서 4년 연속 판매 1위를 기록하고 있다"며 "고품질 우선주의로 제품 완성도를 크게 높인 것이 주효했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이러한 성과는 하루 아침에 이뤄진 것이 아니다. 창업 당시 주문자 상표 부착 방식(OEM)으로 의료기기를 생산하던 중 한계를 느껴 자체 연구에 들어간지 10년만에 첫 기기를 내놓은 쉬앤비는 꾸준하게 시장 수요를 점검하며 매년 새로운 기기를 내놓고 있다.
2008년 자체 개발 및 생산에 들어간 이래 미국 시장 진출의 포문을 연 비바체를 비롯해 액취증 치료기기인 오닉스 등 이미 14개의 자체 생산 의료기기 라인업을 갖춘 것.
이제는 의료기관용 의료기기 외에도 개인용 기기를 본격적으로 내놓으며 미국에서만 10만개가 팔린 루미 등 소형 의료기기 산업으로 발을 넓히고 있다.
창의적 의료기기 시장 진출 한계…"정책적 제도 개선 필요"
이렇듯 급성장을 하고 있는 쉬엔비이지만 국내 의료기기 정책에 대해서는 아쉬움이 많다. 특히 강 대표가 현재 한국의료기기산업협회 미용의료기기 특별위원회를 이끌고 있다는 점에서 더욱 고민이 깊다.
그가 생각하는 가장 시급한 문제는 규제 기관의 허가 문제다. 국산 의료기기가 세계 시장으로 뻗어가고 있는데 반해 허가 기준과 일정이 발을 맞추지 못하고 있다는 것.
강선영 대표는 "그나마 최근 규제 개혁책들로 인해 식품의약품안전처의 허가 관련 행정 업무가 많이 개선된 것은 사실"이라며 "하지만 여전히 전문 인력이 부족해 산업계의 속도를 맞추지는 못하고 있다"고 털어놨다.
이어 그는 "산업계 및 학계 전문가들을 특별채용 형태로라도 많이 채용해 법의 테두리 안에서 판단하기 어려운 혁신적이고 창의적인 아이디어들을 적극적으로 활용해야 한다"며 "세계 각 나라들의 의료기기법을 빠르게 적용하면서 기존의 허가 기준을 개선하려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제는 세계 시장에서 경쟁해야 하는 한국 의료기기 기업들이 규제의 벽에 막혀 아예 시장에 진입조차 어려워지는 상황을 하루 빨리 개선해야 한다는 의견.
특히 이미 기술력을 인정받은 기업들조차도 점점 더 까다로워지는 시험 규격과 임상시험 기준, 허가 기간 등을 맞추기 위해 엄청난 비용과 리소스를 투입하고 있는 것은 글로벌 경쟁력의 방해 요소라는 지적이다.
의료기기 산업 발전을 위한 국가적 사업인 범부처전주기의료기기연구개발사업단 또한 이러한 부분들에 중점을 둬야 한다는 것이 강 대표의 제언이다.
강선영 대표는 "현재 범부처 사업단 연구 개발 사업의 경우 중소기업들이 참여하기 매우 어려운 문턱이 있다"며 "경쟁력 있는 중소기업들이 적극적으로 참여할 수 있도록 전문적 컨설팅을 진행하는 것이 도움이 될 수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특히 만약 혁신형 의료기기 인증을 받을 경우 이 기업들이 해외 시장에서 경쟁력을 갖출 수 있도록 국가적 차원의 홍보 방안이 필요하다"며 "국내 의료기기 기업들이 행정적 문제로 시간과 비용을 투자하다 글로벌 경쟁력을 잃지 않도록 적극적인 보완책이 있어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