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64차 전문의 자격시험이 두달 넘게 표류하고 있는 상황에서 또 다시 일정이 지연되면서 상당한 난항이 예상된다. 벌써 5번째 연기 결정이다.
특히 학회간에 의견 조율로 난항을 겪은데다 코로나 현장 투입을 전제로 하는 시험 면제 등 정치적 사안까지 개입되며 상황이 점점 더 꼬여만 가고 있다는 점에서 연내 시행은 불가능한 상황에 왔다는 지적까지 나오고 있다.
21일 대한의학회 등에 따르면 제64차 전문의 자격 시험 일정 발표가 예정됐던 일자를 넘겨 또 다시 연기된 것으로 확인됐다.
당초 의학회는 18일까지 보건복지부를 통해 적극 행정 지원 위원회 심사를 요청해 전문의 자격시험을 확정하겠다고 공표했던 상황.
하지만 결국 당일까지 이에 대한 일정을 확정하지 못했고 또 한 차례 연기를 결정한 것으로 파악됐다.
이로써 올해 전문의 자격 시험은 5차례나 일정이 연기되는 초유의 상황을 맞게 됐다. 실제로 64차 전문의 시험은 지난 10월 27일로 예정돼 있었다.
하지만 코로나로 인해 수련을 받지 못한 전공의들을 구제하는 방안을 놓고 의견 조율이 필요하다는 판단 아래 11월로 일정을 연기했다.
그러나 상황은 나아지지 않았다. 각 학회별로 전공의 구제에 대한 의견들이 엇갈리며 내부 갈등이 일어났기 때문이다. 이로 인해 전문의 시험은 12월로 또 다시 연기됐지만 결과는 같았다.
보건복지부까지 나서 26개 전문과목 학회들과 협의에 들어갔지만 끝내 공통된 의견을 내지 못하면서 또 한 차례 연기를 결정했기 때문이다.
여기에 전공의를 구제하기 위한 한시적인 행정 조치까지 제때에 이뤄지지 못하면서 더욱 상황은 악화됐다. 적극 행정 지원위원회 심사가 미뤄지면서 결국 또 한 차례 연기될 수 밖에 없었던 이유다.
일단 현재 복지부의 요청에 의한 적극 행정 지원위원회 심사는 완료된 것으로 파악됐다. 사실상 대한의학회가 전문과목 학회들과 조율을 통해 일정만 발표하면 되는 상황.
그러나 의학회는 한 차례 더 연기를 결정한 상태다. 12월 내에 전문의 시험 일정조차 잡지 못한 채 해를 넘기는 것이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고 있는 배경이다.
이로 인해 일부에서는 현재 정부가 제시한 코로나 현장 조기 투입에 따른 전문의 시험 면제 카드를 검토하고 있는 것이 아니냐는 관측을 내놓고 있다.
전문과목 학회인 A학회 이사장은 "행정 절차도 완료됐고 학회별 서류도 완비됐는데 왜 일정을 내지 않고 있는지 모르겠다"며 "이런 저런 얘기들은 들리는데 의학회 공식 발표 전까지는 뭐라 할말도 없는 것 아니겠냐"고 털어놨다.
이어 그는 "만약 실제로 코로나 현장 투입을 전제로 시험 면제를 추진하고자 한다면 이는 상당한 논의와 합의 과정이 필요한 일"이라며 "불필요한 오해가 생기지 않도록 의학회가 서둘러 정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에 대해 의학회는 말을 아끼는 모습이다. 이미 일정이 늦어진 상황에서 가장 효율적으로 시험을 준비하기 위한 절차일 뿐 그 이상의 해석은 곤란하다는 입장.
대한의학회 임원은 "코로나 확진자가 지속적으로 1천명 이상 나오고 있는 상황에서 보다 신중하고 효율적으로 전문의 시험 절차를 진행하기 위한 방안을 논의하고 있을 뿐"이라며 "오해와 추측이 많은 것으로 아는데 이번주 내에 공식적인 발표가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