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뇨병 치료제인 SGLT-2 억제제 계열 제네릭 시장이 벌써부터 과열 조짐을 보이고 있다.
50여개 제약사가 다파글리플로진 성분 특허심판에 승소한 가운데 엠파글리플로진과 리나글립틴 복합제 제네릭 개발도 시작됐다.
급여로 등록되지 않은 복합제에 대한 개발이 시작된 만큼 일각에선 병용 처방에 대한 교통정리가 조만간 이뤄질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10일 제약업계에 따르면 최근 동구바이오제약은 엠파글리플로진 10mg과 리나글립틴 5mg을 섞은 복합제 제네릭 개발에 착수했다.
동구바이오제약이 목표로 한 오리지널은 베링거인겔하임의 글릭삼비정이다. 글릭삼비정은 SGLT-2 억제제 계열 엠파글리플로진 성분과 DPP-4 억제제 리나글립틴 성분을 합친 복합제. 국내에선 2017년 3월 품목 허가된 이후 아직 급여 등재되지 않고 있다.
특허가 만료되지 않았고, 급여 등재도 되지 않은 품목을 대상으로 한 제네릭 개발은 일반적이진 않다. 약가 협상 후 오리지널을 기준으로 약가를 산정해야 하는데 현재는 그 '기준' 자체가 없기 때문이다.
동구바이오제약 관계자는 "글릭삼비정를 포함한 SGLT-2, DPP-4 억제제 복합제 몇몇이 허가됐지만 아직 급여를 받지는 못하고 있다"며 "지금 제네릭에 개발하는 것은 이들 약이 향후 급여 등재될 것을 미리 염두에 둔 조치"라고 설명했다.
아스트라제네카는 큐턴정(다파글리플로진+삭사글립틴)을, 한국MSD는 에르투글리플로진+시타글립틴 복합제인 스테글루잔정을 각각 2017년, 2018년 허가받았지만 2021년 현재까지 급여목록에 이름을 올리지 않고 있다.
타 계열 당뇨병 약제 성분간 병용처방이 쉽지 않아 아직까지 제약사들은 성급한 급여화 대신 관망하는 분위기다.
업계 관계자는 "당뇨병 약제와 계열이 워낙 많아 병용 처방 시 급여를 어떻게 할지 교통정리가 필요하다"며 "최근 2~3년 사이 보건당국과 학계에서 병용처방 급여 해결을 위한 문제 의식에 공감하고 있어 조만간 해결책이 나오지 않을까 한다"고 말했다.
그는 "다양한 제약사들이 당뇨병치료제의 타 계열 성분간 병용 처방에 대해 임상을 진행, 근거를 쌓는 것은 향후 급여화에 대비한 포석"이라며 "복합제 제네릭 개발도 수 많은 제약사가 뛰어들 것"이라고 내다봤다.
내과의사회 관계자는 "단일제로 혈당 조절이 쉽지 않은 환자들에게 타 계열 성분 복합제가 효과적일 수 있다"며 "병용 처방 및 복합제 사용에 대한 명확한 지침만 나온다면 복합제 처방 시장이 폭발적으로 증가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