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치료제 임상 힘쓰는 종근당‧대웅‧신풍제약 해외로 국내 대형병원 임상가들도 국내 코로나 임상시험 회의론
국내 제약사들이 약물 재창출을 기반으로 코로나 치료 개발에 열을 올리고 있는 가운데 국내 대형병원 임상이 어려워지자 해외로 눈을 돌리는 모습이다.
하루 400명 안팎으로 코로나 환자가 발생하고 있는 상황에서 국내 임상만을 진행하고선 제대로 된 임상시험 결과 도출이 쉽지 않다는 이유에서다.
1일 제약업계에 따르면, 약물 재창출을 방법으로 코로나 치료제 개발에 뛰어든 국내 제약사들 대부분 글로벌 임상을 계획 혹은 추진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구체적으로 신풍제약은 피라맥스(성분명 피로나리딘인산염+알테수네이트 복합제) 임상을 둘러싸고 최근 계획했던 110명을 대상으로 한 국내 임상 2상 환자 모집을 완료했음에도 불구하고 추가적으로 필리핀에 402명에 달하는 임상환자 모집에 돌입했다.
또한 대웅제약은 보건복지부와 협력해 인도네시아 정부와 협약을 체결하고 코로나 치료제로 개발 중인 호이스타정(성분명 카모스타트메실레이트)에 대한 임상을 실시하기로 했다. 현재 대웅제약은 호이스타정의 임상 3상을 렘데시비르와 병용요법과 단독요법을 각각 승인받아 국립중앙의료원과 삼성서울병원에서 약 1000명이 넘는 임상환자를 모집해 진행하고 있다.
결국 두 기관 모두 국내 임상환자 모집에 더해 동남아를 중심으로 한 추가적인 임상환자 모집에 총력을 기울이는 모양새.
여기에 약물 재창출에 따른 코로나 치료제 개발에 앞서 있던 종근당도 식품의약품안전처의 조건부 허가를 받는데 실패했음에도 '나파벨탄(성분명 나파모스타트)'에 대한 대규모 3상 임상을 글로벌로 진행할 예정임을 시사하기도 했다.
국내 임상으로 한계에 부딪힐 경우 글로벌 임상을 진행하는 등 결과 도출에 의지를 보인 것이다.
종근당 관계자는 "약 600명의 중증의 고위험군 환자를 대상으로 한 임상 3상은 서울대병원을 비롯한 10개 의료기관에서 진행할 예정으로 국내 3상으로 신청한 것"이라며 "환자 모집의 대한 어려움은 이미 파악하고 있는 만큼 향후 임상 환자의 신속한 모집을 위해 글로벌 임상도 추진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이 같은 국내 제약사들의 움직임에 대해 의료계에서는 코로나에 대한 국내 임상 진행에 있어 한계에 도달했다는 평가다.
실제로 익명을 요구한 코로나 치료제 임상시험 참여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현재 대형병원 중심의 코로나 치료제 임상시험 대상 병원들은 임상 대상자 등록에 있어 인롤(enroll)에 큰 어려움을 겪고 있는 상황"이라며 "상급종합병원이기 때문에 병원에 오게 되는 코로나 환자는 대부분 중증 환자라는 점에서 이들에게 임상을 할 수는 없지 않나"라고 하소연했다.
그는 "병원에 오는 코로나 환자는 인공호흡기나 에크모 치료를 받아야 하는 환자인데 이들에게 임상을 할 수도 없는데다 그렇다고 경증 환자를 상급종합병원에서 진료할 수도 없다"며 "여러모로 코로나 치료제 국내 임상을 두고선 딜레마에 빠진 상황"이라고 평가했다.
이에 따라 임상전문가들은 국내에서의 코로나 치료제 임상시험은 현재로서는 쉽지 않은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서울대병원 방영주 명예교수(혈액종양내과)는 제약바이오협회 포럼에 참석해 "코로나19 하루 확진자가 400명 정도 발생하는 우리나라는 치료제 임상 3상 환경이 적합하지 않은 나라"라며 "부산에 거주하는 코로나 환자가 임상시험을 위해 서울로 이송한다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그는 "코로나 관련 글로벌 3상을 위해 이런 점들을 반드시 고려해야 한다는 얘기"라며 "셀트리온은 루마니아에서 환자를 등록해 렉키로나주에 대한 임상시험 문제를 해결했다"고 언급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