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국산 디지털치료제 개발을 위해 마련한 수백억원대 개발 사업이 한양대의 손에 들어갈 것으로 전망된다.
정부가 진행한 공개 선정 절차에서 한양대 컨소시엄이 사실상 우선협상 대상자로 선정됐기 때문. 공식적인 협약만 남았다는 평가다.
12일 관련업계와 의료계에 따르면,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포스트 코로나 시대 비대면 정서장애 예방 및 관리 플랫폼 기술 개발'과 관련해 후반기부터 280억원대 대규모 사업을 시작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과제명은 복잡하지만 핵심 내용은 우울증 환자를 대상으로 한 국산 디지털치료제의 개발이다.
현재 4차 산업 혁명 등 사회적 요구를 발맞춰 국내 대형병원들은 디지털치료연구 혹은 치료 센터를 설립하며 이 분야에 앞 다퉈 뛰어들고 있는 상황이다.
실제로 지난해 말 원주 연세의료원이 국내에서 처음으로 디지털 치료 임상센터를 개소한 이후 한양대가 디지털 헬스케어센터라는 이름으로 연구를 전담하는 기구를 설립했다. 여기에 삼성서울병원도 연구센터를 최근 본격 개소하면서 디지털치료제 개발에 뛰어들었다.
이 같은 상황에서 과기부와 한국연구재단이 정부 예산을 투입해 디지털 치료제 개발을 추진하면서 사업권을 놓고서 관심이 집중돼 온 것이 사실. 국가와 민간 예산 각각 140억원씩 총 280억원이 투입되는 대규모 사업이라는 점에서 경쟁이 치열했다는 후문이다.
취재 결과, 최근 디지털치료제 개발 사업을 총괄할 수행기관으로 한양대 컨소시엄이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된 것으로 전해졌다. 이변이 없는 한 한양대 컨소시엄이 280억원이 투입되는 디지털치료제 개발을 2024년까지 추진하게 된다.
이전 과기부 혹은 복지부 등 정부 부처가 예산을 투입해 진행됐던 닥터앤서 혹은 병원정보시스템, 최근 디지털 병리 기반 암 전문 AI 솔루션 개발과 마찬가지로 이번 사업도 한양대를 중심으로 다른 대형병원과 주요 업체들이 참여하는 컨소시엄 형태로 추진 될 것으로 보인다.
한양대 컨소시엄에는 한양대 디지털 헬스케어센터를 중심으로 한양대병원과 삼성서울병원 뿐만 아니라 네이버 등 국내 디지털 치료제 중심 헬스케어 개발을 주도하고 있는 병원과 업체들이 참여의사를 밝힌 것으로 확인됐다.
컨소시엄에 참여하는 한 대학병원 정신과 교수는 "한양대 컨소시엄이 최종 사업권을 수주한 것으로 안다"며 "이번 디지털 치료제 개발은 기존에 알려진 개념과는 사실 다르다"고 설명했다.
그는 "기존에 생각하는 디지털 치료제는 의약품처럼 임상을 거쳐 식품의약품안전처의 승인을 받아야 하는 까다로운 과정을 거쳐야 한다"며 "이번 사업은 치료제보다는 디지털 헬스케어 중심으로 보다 국민들에게 친숙한 개념으로 접근하는 방식"이라고 말했다.
또한 그는 "의약품으로 따진다면 의사 처방이 필요한 전문 의약품이 아닌 일반 약국에서 구입할 수 있는 일반약 개념의 디지털 치료제가 개발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최근 주목을 받고 있는 디지털치료제는 게임 등 소프트웨어 기술을 치료 약물로 사용하는 것을 의미한다. 모바일 환경에 적합한 수단으로 장소와 시간에 구애받지 않고 지속적인 치료와 환자에 대한 모니터링이 가능하다는 장점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