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장성 강화 4주년 성과 보고대회 두고 불편한 시선 이필수 회장 "수가 정상화 동반 안된 보장성 강화 아쉬워"
문재인 대통령이 12일, 일명 문재인 케어로 칭하는 보장성 강화 정책 4년간의 성과를 짚어보는 자리를 마련한 것을 두고 의료계는 물론 시민단체들의 곱지 않은 시선을 보내고 있다.
코로나19 4차 대유행으로 신규 확진자가 2000명에 달하는 위기 국면을 맞아 치적을 홍보할 때가 아니라는 시선과 함께 보다 냉철한 성과 평가가 필요하다는 시선이 지배적이다.
문재인 케어 성과, 그 이면은…
이날 문재인 대통령은 3대 비급여 즉, 선택진료비, 상급병실료, 간병비 등 문제를 해소했다고 성과를 알렸지만 3대 비급여 폐지는 박근혜 정부 당시에도 추진했던 사업.
문 케어의 성과라기 보다는 수년째 이어져 오는 보장성 강화 정책의 흐름일 뿐이라는 게 의료계 평가다.
실제로 간호·간병 통합서비스를 2017년 2만6381병상에서 2021년 기준 6만287병상까지 확대한 것도 치적으로 내세웠지만 앞서 정부는 내년(2022년)까지 간호·간병 통합서비스 목표로 제시했던 10만 병상에는 턱없이 부족한 수준이다.
문케어 만족도는 지난 2017년 39%에서 94%로 껑충 뛰었다고 했지만 정작 건강보험 보장률을 살펴보면 상급종합병원의 경우 2017년 65.1%, 2019년 69.5%, 종합병원의 경우 63.8%에서 66.7% 상승하는데 그쳤다. 이는 당초 정부가 목표로 내세웠던 70%에도 못 미친다.
지난 2020년말 기준 건강보험 재정 준비금은 약 17조 4000억원으로 2019년 제1차 건강보험 종합계획 수립 당시 예상한 약 14조 7000억원에 비해 약 2조 7000억원 수지가 개선됐다고 자평했지만 그 배경을 보면 코로나19 확산으로 의료이용이 감소했을 뿐 정부 정책과는 무관하다.
건강보험 재정에 대한 정부 지원도 2017년 6조9000억원에서 2021년 약 9조5000억원으로 확대했다고 했지만 이 또한 건강보험료 대비 국고지원금 20% 지원 기준에는 미치지 못하는 수준이다.
의료계도 정부의 자화자찬에 불편한 심경
최근 코로나19로 심신이 지쳐있는 의료계는 문재인 대통령의 성과 보고대회가 더욱 불편한 표정이다.
의료계 한 관계자는 "문 대통령은 보장성 강화 대책 발표 당시 수가 정상화를 약속해지만 급여화와 연관된 의료행위 일부만 수가보상을 했을 뿐 필수의료 영역은 여전히 저수가"라고 지적했다.
그는 보장성 강화 정책과 더불어 의료전달체계를 개선했어야 하지만 문 케어 이후 오히려 악화됐다고 봤다.
그는 이어 "틀니·임플란트의 본인부담률을 기존 50%에서 30%로 낮춘 것은 포퓰리즘적 정책 성격이 짙다"면서 "일부 보장성강화 정책의 취지에 맞는지 의문이 드는 항목이 있다"고 말했다.
같은날 100일 기념 기자회견에 나선 의사협회 이필수 회장 또한 정부의 보장성 강화 대책에 대해 입장을 내놓기도 했다.
이필수 회장은 "비급여의 급여화 항목이 많아지면서 외형상 중소병원 등 의료계에서 급여청구 부분이 늘어난 부분이 많지만 비급여가 사라져 수익 증가라고 볼 수 없다"면서 수가 정상화가 동반되지 않은 현실을 지적했다.
국고지원금이 목표 금액만큼 늘지 않는 부분에 대해선 정부와 의료계가 머리를 맞대야하는 부분이라고 봤다.
보건의료단체연합도 보장성 강화 4주년 성과 보고대회에 대한 논평을 통해 "사실상 내용이 없는 자화자찬 자리에 불과했다"면서 실망감을 드러냈다.
이들은 "비급여의 급여화는 성과에 비해 포장이 과도하다"면서 "지난 3년간 국민 3700만명에게 9조 2000억원의 의료비 혜택을 줬다고 하지만 1인당 월 7천원 경감에 불과하다"고 혹평하기도 했다.
정부는 2020년 재정이 17.4조원 남았다고 밝힌 것에 대해서도 자찬이라고 날을 세우며 매년 건강보험료율을 올려 확보한 재정을 의료비 절감과 상병수당 도입에 투입했어야 한다고도 했다.
이어 이들은 "건강보험에 대한 정부지원을 확대하겠다고 밝혔지만 여전히 법정 국고지원 비율은 20%에 크게 못미치는 13.2%(2019년 기준)수준"이라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