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암질심 올라가는 '킴리아'...분위기는 벌써부터 먹구름

발행날짜: 2021-08-31 12:00:50

심평원 암질심 6차 회의 상정 "고가 치료제로 상당기간 진통 예상"
논의 과정두고서 병원들도 '촉각'…환자단체는 조속한 통과 요구

보건당국이 세계 최초 키메라 항원 수용체 T세포(CAR-T) 치료제로 약값만 약 5억원에 달하는 노바티스의 '킴리아주(티사젠렉류셀)'에 대한 급여논의를 시작한다.

첫 관문이자 급여 적용 여부 판단에 가장 큰 역할을 하는 암질환심의위원회 논의 테이블에 올라가는 것이다. 하지만 고가인 약값 문제로 인해 단 시간 내의 통과는 사실상 어렵다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노바티스의 CAR-T 치료제 킴리아주
31일 제약업계와 의료계에 따르면,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은 오는 9월 1일로 예정돼 있는 2021년도 제6차 암질환심의위원회(이하 암질심) 안건으로 킴리아주를 상정하기로 했다.

앞서 지난 3월 식품의약품안전처는 첨단재생바이오법에 따른 제1호 첨단바이오의약품으로 CAR-T 치료제 킴리아주를 허가한 바 있다.

킴리아주는 환자로부터 채취한 면역세포(T세포) 표면에 암세포의 특정 항원을 인지할 수 있도록 유전정보를 도입한 후 환자의 몸에 주입하는 방식의 항암제다. 치료제의 특성 상 제약사와 병원 간의 유기적인 협조가 필수적이다.

특히 병원이 킴리아주 활용해 환자를 치료하기 위해선 전담 인력과 병상, T세포 채취를 위한 GMP 시설 등 갖춰야 할 시스템이 산적하다.

이로 인해 국내 대형병원들은 보건당국의 급여 적용 논의에 촉각을 곤두세우면서 내부적으로 적지 않은 예산이 투입되는 'CAR T-세포치료센터' 운영 여부의 놓고 잔고를 거듭하고 있는 상황.

그나마 현재로서는 삼성서울병원이 킴리아 센터를 운영하고 있으며, 서울대병원, 세브란스병원 등을 포함한 다른 대형병원들이 CAR T-세포치료센터 운영 계획을 세우고 있는 정도다. 이 사이 지난 5월부터 현재까지 4명이 환자가 비급여로 킴리아 치료를 받은 것으로 전해졌다.

서울의 대학병원 혈액종양내과 교수는 "준비하는 과정이 만만치 않다. 의사의 경우 진단검사의학과의 협진을 하면 되겠지만 전담 코디네이터 등 추가적인 인력이 필수적"이라며 "동시에 별도 병상 등 시설을 병원에 요구해야 한다. 정부 지원 등도 없는 상황에서 독자적으로 운영하기란 쉽지 않은 부분이 많다"고 전했다.

그는 "빅5나 암 치료로 유명한 지방 국립대병원이나 운영할 만한 조건이 된다"며 "센터 설립을 고민하고 있지만, 병원을 설득할 수 있는 논리가 부족하다"고 어려움을 토로했다.

한 서울의 대학병원 암센터 모습이다. 초고가 치료제인 킴리아주의 급여 논의가 본격화되면서 이를 도입하기 위한 각 대학병원들의 고심도 커져가는 분위기다.
이 가운데 심평원 암질심은 당장 열리는 6차 회의에서 모든 것을 결정하기에는 어렵다는 입장이다.

허가 후 6개월 만에 급여 논의 테이블에 올라왔지만 재정투입 규모와 급여기준 등을 설정하기 위해선 단 시간 내 검토하기 어렵다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익명을 요구한 한 암질심 위원은 "킴리아의 급여 논의 과정에서 관건은 치료비다. 워낙 고가이기 때문"이라며 "이전에 안건으로 상정‧논의됐던 고가의 치료비처럼 논의 과정에서 진통이 있을 것 같다"고 귀띔했다.

한편, 킴리아의 심평원 암질심 상정 소식이 알려지자 환자단체들은 신속한 급여 등재를 촉구하고 있다.

한국백혈병환우회는 "말기 백혈병, 림프종 환자들에게 킴리아 건강보험 등재는 생명줄과도 같다"면서 "킴리아가 최초의 CAR T 치료제이고 앞으로 등재될 초과가 CAR T 치료제의 약값이나 급여 등재 절차가 모델이 될 수 있다. 정부와 제약사는 각각 합리적인 재정 투입 방안과 분담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