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료기기 분야 특수성으로 전문 인력 한정적…영입 경쟁 스타트업부터 IPO까지 여정 필수 인력…유인책 마련 총력
4차 산업 혁명과 맞물려 의료 인공지능 등 혁신 의료기기 분야가 급성장하면서 관련 전문 인력들에 대한 수요가 급증하고 있다.
말 그대로 혁신 의료기기의 승패가 빠른 인허가와 판로 개척에 있는 만큼 인허가 전문가(RA)와 기업설명(IR) 전문가들에 대한 러브콜이 지속되고 있는 것. 이로 인해 각 기업들간에 영입 경쟁도 활발히 일어나는 추세다.
14일 의료산업계에 따르면 K-헬스케어 열풍을 타고 혁신 의료기기 기업들이 크게 늘어나면서 RA와 IR 인력에 대한 영입 경쟁이 가속화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한국의료기기산업협회 관계자는 "의료기기 RA 인력은 늘 수요가 있던 분야"라며 "이로 인해 관련 교육 등에 대한 관심도 지속적으로 높았던 것이 사실"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특히 최근 혁신 의료기기 기업들이 늘어나면서 전문성을 갖춘 RA 인력을 필요로 하는 곳이 많아졌다"고 덧붙였다.
실제로 최근 신속 허가는 물론, 혁신 의료기기 등에 대한 지원책들이 지속적으로 나오면서 일선 기업들에서 RA 전문가에 대한 수요는 지속적으로 늘고 있는 상태다.
RA 인력풀 자체가 적은데다 헬스케어 분야의 특수성이 더해져 이에 대한 이해도가 높은 인력이 한정적이라는 점에서 영입 경쟁도 치열하게 이뤄지고 있는 상황.
최근에 RA 전문가를 영입한 국내 의료기기 제조사 A기업이 대표적인 경우다. A기업은 당초 경력 3~5년급의 대리, 과장급 인력을 원했지만 수개월에 걸친 채용 노력 끝에 임원급으로 급하게 인력을 섭외했다.
빠르게 인허가를 추진해야 하는 상황에서 더 이상 시간을 지체할 수 없었기 때문. 연봉을 더 주더라도 일단 채용을 해야 한다는 조바심이 났기 때문이다.
A기업 임원은 "수차례 채용 공고를 냈지만 필요한 인력을 도저히 구할 수가 없었다"며 "일부 제약 계열 RA 등의 지원이 있기는 했지만 의료기기와는 또 분야가 다르다는 점에서 한계가 있었다"고 전했다.
그는 이어 "개발 인력과 더불어 의료기기 RA 인력, 특히 해외 인허가를 추진해 본 전문가들은 이미 몸값이 수직상승하고 있는 추세"라며 "그 몸값을 주고 채용을 진행하느니 차라리 제대로된 프로를 뽑자는 생각으로 임원 대우로 겨우 인력을 채웠다"고 털어놨다.
IR 전문가들도 마찬가지 상황이다. 의료 인공지능을 필두로 혁신 의료기기 기업들이 고속 성장을 하면서 IPO(주식공개)를 하는 사례가 급증하면서 이에 대한 수요도 늘어나고 있는 추세다.
특히 일반 기업들과 달리 바이오나 헬스케어 분야는 미래가치를 담보로 하는 경우가 많다는 점에서 이에 대한 전문가들 또한 많지 않은 이유다.
더욱이 헬스케어 스타트업 열풍으로 벤쳐캐피탈이 크게 늘고 대형 증권사에서도 이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며 인력을 빨아들이고 있다는 점도 수요를 부추기는 이유 중 하나다.
국내 의료기기 기업인 B사 IR 담당 임원은 "스타트업 단계에서는 벤쳐캐피탈, 투자사 등의 도움으로 얼추 가닥을 잡을 수 있지만 IPO를 준비하는 단계부터는 제대로된 IR 없이는 진행 자체가 쉽지 않다"며 "주관사가 상당 부분 가이드를 하고 도움을 주긴 하지만 그 또한 한계가 있는 것이 사실이라 얼마나 좋은 IR를 데려오는 가가 이후 성장에 큰 영향을 주는 것이 사실"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이로 인해 아예 IPO 주관사에서 핵심 인력을 고액 연봉으로 스카웃 하는 것도 최근 많은 쓰는 전략"이라며 "사실 주관사만큼 그 기업을 잘 아는 전문가도 없는 만큼 고액 연봉과 스톡 옵션을 주더라도 데려오는 것이 이득이라는 판단을 하는 셈"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