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뇨병학회, 국내 최초로 메타버스 전시장 개설 주목 채팅 등 쌍방향 소통 가능…"온라인 학회 한계 보완"
'메타버스(metabus)'가 과연 비대면 시대의 대안이 될 수 있을까. 대한당뇨병학회가 국내 학회 중 처음으로 학술대회에 메타버스를 접목해 이목을 끌고 있다.
온라인 방식 학술대회의 단점으로 꼽힌 제약사 부스(전시장)의 일방향적인 정보 전달 체계를 개선, 가상 캐릭터를 통해 전시장을 돌아다니며 각 부스 담당자와 실시간 대화 및 채팅이 가능하도록 꾸며 잠재력을 확인했다는 평이다.
당뇨병학회는 아시아 지역 당뇨병 연구자들의 모임인 아시아당뇨병연구연맹(AASD)과 공동으로 7일부터 9일까지 온라인으로 대한당뇨병학회 연례 국제학술대회(ICDM 2021)를 개최한다.
작년 국내 최초로 온라인 학술대회를 개최한 당뇨병학회는 올해 국내 학회 중 처음으로 메타버스 전시장을 개설해 재차 이목을 끌었다.
대다수 온라인 학술대회가 제약사 홍보 부스를 지원하고 있지만 제약사 배너 로고, 약물 설명서 제공에 그쳐 '구색 맞추기'라는 꼬리표가 따라다녔기 때문이다.
당뇨병학회는 실제 부스를 투어하는 듯 현장감을 높이고 후원사와 참석자 간의 원활한 쌍방향 소통을 위해 메타버스 전시장을 기획했다.
메타버스는 가상을 의미하는 메타(Meta)와 현실 세계를 의미하는 유니버스(Universe)의 합성어. 구현된 정도에 따라 차이는 있지만 마치 게임처럼 온라인 가상세계에서 캐릭터들이 강좌를 듣거나 영화를 보고, 산책을 하는 등의 사회적 활동이 가능한 것을 특징으로 한다.
당뇨병학회의 메타버스 전시장에는 대웅제약, 동아ST, 유한, LG화학, JW중외제약 등 국내 제약사뿐 아니라 MSD, 릴리, 아스트라제네카 등의 다국적제약사가 총 15개의 부스를 꾸렸다.
전시장에 접속하면 지도를 보는 것처럼 위에서 내려다보는 시점으로 진행된다. 전시장에는 본인 캐릭터 외에 다양한 방문자 캐릭터들과 부스를 지키는 각 업체별 캐릭터들도 함께 등장한다.
본인의 캐릭터를 조작해 원하는 부스로 이동할 수 있다. 예를 들어 대웅제약의 부스로 이동해 TV 화면 아이콘 근처로 가면 미리 녹화해둔 영상이 재생되고, 옆에 비치된 브로슈어 아이콘으로 이동하면 제약사 품목 설명 자료가 확대돼 나타난다.
여기까지는 그간 온라인 학회들의 부스 운용방식과 비슷하지만 메타버스 전시장은 실시간 쌍방향 소통을 차별점으로 두고 있다. 부스에 있는 캐릭터에 채팅 글을 보내거나 마이크로 실시간 대화도 가능하도록 꾸민 것.
실제로 부스에 대기중인 캐릭터에 담당자인지 채팅으로 묻자, "아니요"라는 답변이 돌아왔다. 기자의 캐릭터처럼 부스를 탐방 중인 일반 학회 회원이었다.
전시장 접속하면 각 캐릭터별 프로필 사진/설명 변경, 이모지 설정이 가능하다. 일반 회원 및 제약사 직원간 혼동을 방지하기 위해선 부스 담당자의 경우 캐릭터 사진에 담당자 표기가 필요해 보인다.
전시장 접속 시점이 학회 개회식 전이기 때문에 대기중인 업체별 부스 담당자들은 찾아볼 수 없었지만 주기적으로 신규 회원들이 등장, 전시장을 탐방하는 모습을 볼 수 있었다.
전시장에 캐릭터가 실제로 돌아다닌다는 점에서 한눈에 어떤 부스에 인파가 몰리는지 알 수 있다는 점도 메타버스 전시장의 장점으로 꼽힌다.
원규장 학술이사는 "그동안 온라인 학술대회는 참석자 간의 소통부재나 전시장의 일방적인 정보전달이 한계로 지적됐다"며 "이를 극복하고자 메타버스 전시장을 국내 최초로 개설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그는 "메타버스 전시장에서는 참석자 간의 실시간 대화나 채팅이 가능해 연구자 간의 네트워킹이나 질의응답 등을 개별적으로 할 수 있다"며 "또 후원사 부스에서 담당자들과 직접 대화로 정보를 교환할 수도 있고, 실시간 반응형으로 동영상이나 브로슈어들이 제공돼 좀 더 적극적인 홍보 활동도 가능하게 됐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