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과 전공의 10명 중 8명은 사직을 생각해본 경험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사직을 고려하게 된 원인은 절대적인 업무량이 과다하기 때문인 것으로 확인됐다.
대한외과학회는 4일 추계학술대회 책임지도전문의 세션 중 '우리는 전공의를 왜 잃게되는가?'라는 주제로 진행한 워크숍에서 외과 전공의 대상으로 번아웃 실태조사 결과를 공개했다.
해당 설문에는 외과 수련병원 39개 병원에 103명의 전공의(전체 전공의 18%)가 참여했다.
사직을 생각했던 경험을 묻는 질문에 전공의 78.6%가 '사직 고려 경험이 있다'고 답했다. 사직을 고려하는 원인으로는 103명 중 50명(48.5%)이 '업무량이 과다하기 때문'이라고 답했다.
이어 '타과에 비교해 삶의 질이 매우 낮다', '피교육자가 아닌 노동자로만 느껴진다'는 답변도 각각 42명(40.8%)으로 뒤를 이었다.
즉, 업무량이 너무 많다보니 사직까지 고려해봤으며 업무 과부하로 타과 대비 상대적 박탈감에 시달리고 있다는 얘기다.
이밖에도 응답 전공의의 35.9%가 '업무 강도가 높다'고 답했으며34%는 '지켜지지 않는 근무시간'으로 사직을 고려했다고 답했다.
특히 전공의들은 지도전문의와의 면담 후에도 개선이 가장 어려웠던 사안으로 역시나 '업무 강도'를 꼽았다. 교수와의 면담을 통해 문제를 제기해도 바뀌기 어렵다는 느꼈다는 것이다.
그 때문일까. 전공의들은 지도전문의와의 면담에 대해 큰 의미를 부여하지 않고 있었다. 남성 전공의들의 경우 66.7%가 '(면담을 하라니까 한다)별 생각이 없다'고 답했다. '내가 갖고 있는 문제를 해결할 기회'라고 생각하는 전공의는 19%에 그쳤다.
또한 상당수 외과 전공의들이 지나친 업무로 제대로 교육받지 못하고 있다고 생각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실제로 응답 전공의 29.1% 약 30%에 달하는 전공의들이 '제대로 교육 받지 못하고 있다고 생각된다'고 답했다.
전공의 번아웃 실태조사 결과에 책임지도전문의 교수들도 예상은 했지만 놀라는 분위기다.
이날 패널토의에 나선 가톨릭의대 김동진 교수는 "80%가까운 전공의가 사직을 생각했다는 결과에 놀랐다"면서 "서류작업, 형식적인 차팅작업, 환자 동의서 업무로 수술방에 못들어가고 환자 볼 시간이 없다보니 그런 고민을 많이 하는 것 같다"고 진단했다.
그는 이어 "(전공의들의) 교육적 환경에 더 집중할 수 있는 고민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