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현도 전공의, 외과학회 토론회서 제기 "지금도 어깨 넘어 배워" 이우용 이사장, 책임 통감…복지부 "PA 관리체계 예시 제시할 것"
"외과 전공의들은 여전히 어깨 넘어 배우고 있다. PA(진료보조인력)에 비해 뒤쳐진다는 생각을 안 할 수 있도록 스탭(교수)들의 전공의들에게 관심을 가져 달라.'
세브란스병원 외과 이현도 전공의(레지던트 4년차)는 4일 오후 대한외과학회 추계학술대회 정책 세션에서 전공의들과 PA 간 괴리감에 대한 진솔한 입장을 밝혔다.
이날 외과학회(이사장 이우용)는 '전공의와 진료보조인력의 슬기로운 공존'을 주제로 정책 토론회를 가졌다.
이현도 전공의는 지정 토론을 통해 "전공의 1년차 시절 PA를 경쟁자라고 생각했다. 수술방에서 능숙한 PA들이 많았고 스탭들은 PA와 상의하는 모습을 보면서 자격지심을 느끼고 힘들었다"고 상기했다.
그는 "다시 돌아보면, 괜한 생각이었다. 전공의 4년 동안 경험을 쌓으면서 많은 것을 공부했다. PA는 전공의를 도와주는 분들이다. 1년차 시절 힘들고 무시당하는 것으로 생각했다"며 달라진 입장을 피력했다.
이현도 전공의는 "무시당하는 감정과 열등감은 PA 문제가 아니다"라면서 "스탭의 잘못이다. 스탭들이 전공의 수련교육에 관심을 보여주면 그런 생각 안 했을 것"이라면서 "수련이 3년으로 줄고, 주 80시간 근무해도 외과 전공의들은 여전히 어깨 넘어 배우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스탭들이 전공의에게 좀 더 관심을 가지고, 수련교육 시스템을 마련해야 한다"며 "외과 전공의들이 PA에 비해 뒤쳐진다는 생각을 안하게 해 달라"고 주문했다.
토론을 진행한 이우용 이사장(삼성서울병원 외과 교수)은 "전공의들이 소외감을 느낀 부분에 책임을 느낀다. 좋은 지적 감사하다"고 답변했다.
앞서 동아대병원 외과 남소현 교수는 "현재 느끼는 상황은 PA로 편안할 수 있으나 문제가 생긴다. 스탭들은 전공의 성장을 믿고 기다려야 한다"며 "전공의들에 부탁드리고 싶은 말은 외과의사가 될 사람이다. 왜 이렇게 해야 하는지 물어 달라. PA들에게 관대해지면 좋겠다"고 조언했다.
가톨릭의대 김성근 교수는 진료보조인력 논의 과정을 설명하면서 "불법 의료행위에 노출되지 않도록 관리해야 한다. 업무범위를 벗어난 처방 인력과 수술실 봉합 등을 피해야 한다"면서 "향후 합법화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학회 차원에서 준비해야 한다. 새로운 제도에 끌려가기보다 주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복지부는 진료지원인력 연구결과 도출 후 업무범위 사례를 규정하겠다는 입장이다.
양정석 간호정책과장은 "PA는 오랜 기간 문제로 일거에 모든 것을 해결할 수 없다. 중요한 것은 명확한 업무체계를 만드는 것이다. 병원별 관리운영 체계에 대해 정부도 어떤 영향을 미칠지 고민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원칙은 의사가 수행하는 업무이고, PA에게 모두 허용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라고 전제하고 "11월까지 연구결과 도출 후 이를 바탕으로 구체화된 PA 관리운영 체계를 말씀드린 기회가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양 과장은 순천향대 부천병원 신응진 교수의 PA 업무행위 지침 마련과 관련, "모든 부분을 한 번에 일괄해 나열할 수 없지만, 꼭 지켜야 할 부분을 최대한 많은 제시하겠다"고 약속했다.
이우용 이사장은 "의사가 해야 할 일과 업무 위임은 다른 얘기"라고 선을 긋고 "외과 뿐 아니라 의료계 컨센서스가 필요하다. 제도화 과정 중 지속적인 논의와 논란이 있을 것이다. 지혜로운 합의 도출에 노력해야 한다"고 당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