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코로나19 시국에 이례적으로 비육성 전문과목까지 추가모집에 나섰지만 역시나 기피과의 늪은 깊었다. 다만 일부 정원을 채운 수련병원은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메디칼타임즈는 13일 22년도 레지던트 1년차 추가모집에 나선 전국 수련병원 중 59곳을 대상으로 마감현황을 파악했다.
특히 복지부는 올해 비뇨의학과와 진단검사의학과 등 비육성과목도 추가모집을 허용하면서 대상을 대폭 확대했지만 일부 정원을 채우는데 만족해야했다.
또한 정부가 지정한 육성과목인 외과, 흉부외과, 산부인과, 가정의학과 등은 소위 빅5병원 혹은 대형 수련병원만 일부만 정원을 채우는데 그쳤다.
■돌발 추가모집 나선 진검·비뇨 일부 숨통 기대
전문과목별로 모집현황을 살펴보면 복지부가 갑자기 추가모집 과목으로 포함한 진단검사의학과의 경우 7개 수련병원이 모두 정원 1명 혹은 탄력정원으로 모집에 나선 결과 3곳을 제외한 4곳이 정원을 모두 채웠다.
모집 정원은 4명에 그치지만 해당 수련병원 입장에선 전공의 한명이 아쉬운 상황에서 숨통이 터주는 효과가 기대된다.
비뇨의학과는 추가채용에 나선 수련병원 8곳 중 2곳만 정원을 모두 채우고 가톨릭중앙의료원은 2명 정원에 1명이 지원하는데 그쳤다. 이외 5곳은 정원 1명 혹은 탄력 정원을 내걸었지만 단 한명도 지원하지 않았다.
■외과·산부인과 여전한 기피과
외과와 산부인과는 빅5병원은 명맥을 이어가는 모양새였지만 그 이외는 지원자를 찾기 힘들었다.
산부인과 추가모집에 나선 34곳 중 지원자를 한명이라도 찾은 곳은 8곳, 이중 정원을 채운 곳은 5곳에 그쳤다. 서울대병원만 유일하게 1명 정원에 3명이 몰리면서 경쟁을 보였다.
이외 수련병원 29곳은 산부인과 전공의 미달 상태로 1년을 버텨야 하는 상황이다.
최근 코로나19 전담병원으로 전공의 수련이 정상적으로 작동하지 않는 서울의료원 등 공공병원은 물론 부산대병원, 충북대병원 등 국립대병원도 미달의 늪을 벗어나지 못했다.
외과 추가모집에 나선 수련병원 31곳은 모두 미달됐다. 신촌세브란스병원, 가톨릭중앙의료원, 강북삼성병원, 전남대병원 등 대형수련병원 8곳만 일부 정원을 채우는 것에 만족해야했다.
이외 수련병원 23곳 역시 산부인과와 마찬가지로 외과 전공의 정원을 다 채우지 못한 상태로 버텨야한다.
■가정의학과 추가모집에서도 제로 행진
최근 몇년 새 기피과로 낙인 찍힌 가정의학과는 추가모집에서도 지원율 제로 행진이 이어졌다.
삼성서울병원이 1명 정원에 2명 지원하면서 경쟁을 벌였으며 신촌세브란스병원, 경희대병원, 예수병원, 한림대성심병원만 정원을 채웠을 뿐 가정의학과 추가모집에 나섰던 수련병원 32곳 중 27곳은 미달을 기록했다.
그나마 단 한명이라도 전공의를 찾은 수련병원은 32곳 중 10곳으로 22곳은 추가모집에서 역시 단 한명도 지원자를 찾지 못한채 접수 창구를 마감했다.
■'기피과'로 부족한 흉부·소청과 '소멸' 직전
흉부외과와 소아청소년과는 더욱 심각했다. 이들 전문과목은 '기피과'라는 표현으로는 부족할 정도로 지원자를 찾아보기 힘들었다.
흉부외과 추가모집에 나선 수련병원 24곳 중 삼성서울병원, 서울아산병원 단 2곳만 각각 정원을 모두 채우는데 그쳤을 뿐 이외 22곳은 지원자가 단 한명도 없었다.
빅5병원 신촌세브란스병원과 가톨릭중앙의료원도 각각 4명 정원을 내걸어 봤지만 지원자를 찾지 못해 고개를 떨궜으며 지역의 강호인 부산대병원, 영남대병원도 마찬가지였다.
앞서 전·후기 모집에 이어 추가모집까지 흉부외과 기피현상은 짙어지면서 의료공백 우려가 더욱 높아지게 됐다.
소아청소년과도 상황은 더 극심했다. 서울대병원만 정원을 채워을 뿐 42곳 중 41곳이 미달을 기록했다. 삼성서울병원도 정원 3명 중 2명을 채우면서 간신히 체면을 세웠을 뿐 이외 40개 수련병원은 지원율 제로행진을 이어가면서 추가모집이 무색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