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가용 신속항원검사(RAT)로 코로나19 검사가 일원화 된 초기, 현장 혼란이 심화하던 시기에 고양시 일산서구보건소가 쌍방향 소통을 강조한 관리체계를 마련해 의료계의 호평을 받고 있다.
24일 의료계에 따르면 고양시 일산 서구 지역은 보건소의 원활한 대처로 RAT 양성자에 대한 의원의 확진자 신고가 안정화 된 상황이다.
지난 14일부터 정부는 PCR과 RAT로 나눠져 있던 코로나19 검사를 RAT로 일원화 하고 양성자 발생 시 관련 신고를 의료기관이 담당하도록 했다. 하지만 관련 세부지침 공지가 지연됐고 양성자 신고 시스템 접근 권한을 받지 못해 이도저도 못하는 의원이 생기는 등 일선 현장은 혼란을 겪었다.
또 시스템 오류로 확진자가 누락되거나 재택치료자가 보건소로부터 관련 안내를 받지 못하는 문제도 생겼다.
일산서구보건소는 RAT 시행 당일 '웹 보고'라는 이름의 단체 채팅방을 만들어 해당 지역에서 RAT를 진행하는 모든 의료기관을 연결시켰다.
이를 통해 RAT관련 세부지침을 공지하고 시스템 오류가 발생하면 바로 수정신청을 받는 등 쌍방향 소통으로 현장 혼란을 해소했다는 것. 중증환자 상태 전달 및 병상 배정 등 응급상황 대응도 이 채팅방을 통해 이뤄진다.
해당 지역 의사들은 이 같은 방식을 전국적으로 확대해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고양시 소재 한 호흡기전담클리닉 원장은 "보건소의 조치가 성공적이어서 일산 서구는 잡음 없이 RAT 문제가 해결됐다"며 "보건소 직원들이 주말에도 일해 확진자 누락이 없고, 환자들의 민원이 신속하게 해결되니 이런 시스템은 지역사회에도 긍정적이라고 본다"고 말했다.
같은 지역 이비인후과 원장도 "다른 지역은 보건소 직원과 의사가 싸우는 등 난리도 아니었다"며 "환자 통계나 처방 의약품을 문서로 만들어 보내라는 등 갑질이 심한 보건소도 있다고 들었는데 일산 서구는 관련 문제가 없었다"고 설명했다.
보건소 주도로 의료 회송 시스템을 마련하고, 관련 애로사항을 해결하는 과정에서 의료기관에 부담되는 행정업무를 없애 지역 의료계의 각광을 받고 있다는 것.
일산서구보건소는 지난달 확진자 폭증 당시, 의료기관으로부터 "보건소와 연락이 어려워 감염병 신고가 어렵다"는 민원이 많아 이를 해결하기 위해 이 같은 시스템을 마련했다는 취지를 밝혔다.
코로나19 검사체계가 일원화되면서 관련 문제가 심화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일산 서구 내에서 RAT를 진행하는 의료기관을 한데 모은 핫라인의 필요성을 느꼈다는 것.
해당 단체 채팅방엔 59명의 의료진과 10명의 보건소 직원이 모여 있다. 보건소 직원들은 감염병관리팀과 의약관리팀으로 구성돼 있는데 이들 중 한 명이 RAT 관련 지침을 공지하고, 다른 두 명은 의료진의 민원을 접수해 보건소 내 전달하는 식이다.
의료기관의 행정업무를 없앤 이유와 관련해선 확진자 폭증세가 공문을 주고받으면서 대응할 수준이 아니라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확진자 정보에 수정이 필요하거나 시스템에 오류가 생기는 등의 문제가 숱하게 발생할 수 있는데, 이를 일일이 서류를 주고받으면서 해결하려고 하면 업무에 로딩이 걸릴 수밖에 없다는 것.
일산서구보건소 관계자는 "격리 부적격 처리를 어떻게 해야 되는지, 확진자 정보에 수정이 필요하거나, 집중관리군 등록이 필요하다는 등의 요청을 그 자리에서 바로 해결하고 있다"며 "응급상황에선 보건소와의 신속한 소통이 중요해 관련 체계를 정립하려는 노력도 있었다"고 설명했다.
이어 "변경된 지침, 정책 등이 빠르게 전달되지 않는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이 단체 채팅방에 접수된 공문 및 개정사항을 바로 올리고 있다"며 "피드백이 신속하다 보니 지역 의사 분들이 이를 좋게 평가해준 것 같다. 향후에도 의료기관과의 원활한 소통을 위해 노력하겠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