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에서 전립선 비대증에 가장 많이 처방되는 약물은 알파차단제인 탐스로신(tamsulosin)인 것으로 분석됐다.
마찬가지로 다처방 약물이었던 항콜린제는 미라베그론 등 새로운 약물의 등장으로 점차 입지가 줄어들었고 다양한 임상 연구의 영향으로 병용요법이 늘고 있는 추세에 있었다.
전립선 비대증 약물 처방 패턴 분석…탐스로신 압도적
28일 대한의학회가 발간하는 Journal of korean medical science에는 전립선 비대증 약물 처방에 대한 국내 리얼월드데이터가 게재됐다(doi.org/10.3346/jkms.2022.37.e95).
양성 전립선 비대증(BPH)은 인구 고령화 등의 영향으로 환자가 점차 늘어나면서 주요 정책 과제로 꼽힐 만큼 의료비 증가 우려가 높은 질환이다.
현재 약물 요법이 표준 치료로 정립돼 있지만 아직까지 우리나라에는 처방되는 약물에 대한 데이터가 매우 제한적인 것이 사실이다.
순천향대 의과대학 비뇨의학교실 김재헌 교수가 이끄는 연구진이 전국 단위 데이터베이스를 활용해 약물 처방 패턴 분석에 나선 것도 이러한 이유 때문이다.
실제 임상 현장에서 어떠한 약물이 처방되고 또한 시대에 따라 어떻게 변화하고 있는지를 파악하기 위해서다.
이에 따라 연구진은 건강보험심사평가원 데이터베이스를 활용해 2012년부터 2017년까지 새롭게 전립선 비대증을 진단받은 남성을 대상으로 처방된 약물과 6년간의 처방 약물 패턴 변화를 분석했다.
그 결과 우리나라에 전립선 비대증 환자에게 가장 많이 처방되는 약물은 알파차단제로 그 중에서도 탐스로신의 비중이 압도적으로 높았다.
전체 처방의약품 중 탐스로신 처방의 비중은 2012년 45.8%에서 2013년 46.2%, 2014년 48.4%, 2015년 50.5%, 2016년 51.8%, 2017년 54.0%로 꾸준히 증가하고 있었다. 새롭게 전립선 비대증 진단을 받는 환자의 절반 이상이 탐스로신을 처방받고 있다는 의미다.
알파차단제와 함께 전립선 비대증 주요 약물로 꼽히는 5-α 환원효소 억제제(5ARI)도 처방이 꾸준히 증가 추세에 있었다.
2012년 38.5%에 불과했던 것에 반해 2013년 39.3%, 2014년 40.6%, 2015년 41.6%, 2016년 42.3%, 2017년 43.3%로 점차 증가 추세를 기록했다.
하지만 그 안에서도 지각변동은 일어나고 있었다. 5ARI의 대표적 약물인 피나스테라이드(finasteride)가 2012년 30.2%에서 시작해 2015년 32.7%까지 영향력을 굳혔지만 이후 2017년에는 29.2%로 하향세에 접어든 것.
이 자리는 두타스테라이드(dutasteride)가 빠르게 잠식하고 있었다. 두타스테라이드는 2012년 처방 비율이 8.3%에 불과했지만 2017년에는 14.1%로 크게 증가하며 피나스테라이드를 따라잡고 있었다.
단독요법→병용요법 전환 뚜렷…미라베그론 약진
약물별 처방 패턴 변화도 뚜렷하고 나타나고 있었다. 과거 탐스로신을 주축으로 하는 단독 요법이 주를 이뤘다면 이제는 명확하게 병용요법으로 전환되고 있었기 때문이다.
실제로 알파차단제 단독 요법 비중을 보면 2012년 49.9%로 최고치를 기록한 이래 2013년 48.8%, 2014년 47.5%, 2015년 45.9%, 2016년 44.2%, 2017년 42.5%로 꾸준히 감소세에 있었다.
대신 병용처방의 비중은 점차 늘고 있었다. 알파차단제와 항콜린제의 병용 요법은 2012년 7.4%에서 2017년 8.7%로 늘었고 알파차단제와 5ARI, 항콜린제 3제 요법도 2012년 3.3%에서 2017년 4.8%로 늘고 있었다.
이를 성분명으로 분석해 보면 역시 기초가 되는 약물은 탐스로신이었다. 탐스로신과 다른 약물을 병용하는 추세가 확연하게 관측된 것.
처방 패턴을 보면 아직도 가장 많이 처방되는 약물 조합은 탐스로신 단독 요법으로 2012년부터 2017년까지 25%대를 유지했다.
다음으로는 탐스로신과 피나스테라이드의 조합으로 2012년 10.2%에서 2017년 11.2%로 소폭이지만 꾸준히 증가세에 있었다.
또한 탐스로신과 두타스테라이드 조합도 꾸준히 증가하는 추세에 있었다. 두타스테라이드 처방이 늘면서 자연스럽게 생겨난 추세다.
탐스로신과 두타스테라이드 병용 요법은 2012년 2.7%에 불과했지만 2015년 3.2%로 점차 늘어나기 시작했고 2017년에는 5.3%로 증가폭을 넓혔다.
특히 2015년 새롭게 나온 미라베그론의 약진도 눈에 띄었다. 출시 이후 점유율을 크게 늘리며 의사들의 주목을 받고 있었던 것.
실제로 미라베그론은 2015년 국내에 상륙한 시점에 점유율이 1%에 불과했지만 2017년에는 9%로 폭발적 증가세를 보이고 있었다.
병용 요법 또한 마찬가지로 탐스로신과 콤보의 비중은 2015년 0.3%에 불과했지만 2016년 1.7%로 늘었고 2017년에는 2.5%로 증가했다.
연구진은 "이번 연구를 보면 알파 차단체 단독 요법의 비율이 꾸준히 감소하고 있으며 병용 요법이 주목받고 있다는 점을 알 수 있다"며 "계속되는 대규모 연구로 인해 병용 요법이 가지는 유효성이 밝혀지고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특히 미라베그론의 경우 잘 설계된 여러 연구의 결과가 국내 의사들에게 소개되면서 처방 패턴에 영향을 주고 있는 것으로 보여진다"며 "결국 대규모 연구와 신약 개발에 따라 한국 의사들의 처방 패턴도 꾸준히 변화하고 있다는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