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아산병원, 삼성서울병원 등 인접한 대형병원과 고가 의료장비 경쟁을 하는 것은 무의미할 뿐만 아니라 중복 투자다. 우리 나름대로 할 수 있는 장점을 살려야 한다."
강동경희대병원 방사선종양학과 정원규 교수의 말이다.
강동경희대병원은 지난해 방사선종양학과를 신설하면서 건양대병원 사이버나이프센터 소장을 역임한 정 교수를 영입했다.
또한 지난해 11월 당시 서울에서는 처음으로 최신 방사선치료장비인 래피드 아크를 도입, 암진료 강화라는 승부수를 던졌다.
정원규 교수는 3일 "삼성서울병원, 서울아산병원이 인접한 상황에서 장비 경쟁은 중복투자일 뿐 의미가 없다"면서 "우리 병원이 나름대로 할 수 있는 것과 대형병원에 없는 장점을 살려야 한다"고 강조했다.
정 교수가 주목하는 분야는 전이암 특화다.
그는 "사실 진행성 전이암 환자들은 병원에서 내몰리고 있고, 정당한 대우를 받지 못하고 있다"면서 "이런 환자들을 아우르는 전이암센터를 하고 싶은 게 개인적인 생각"이라고 밝혔다.
특히 그는 "전이암센터를 특화할 경우 병원 입장에서는 적자를 우려해 부담스러워할 수 있지만 오히려 앞으로 나아갈 길"이라고 환기시켰다.
래피드 아크가 다른 방사선치료장비에 비해 환자의 고통을 경감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신속하게 암을 제거할 수 있고, 치료효과가 우수하기 때문에 진행암종을 특화할 경우 충분히 승산이 있다는 게 그의 판단이다.
그는 "전이암을 특화하면 수술이 필요한 암환자들도 강동경희대병원을 주목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정 교수가 전이암센터에 관심을 갖는 것은 단지 치료적인 측면만 염두에 둔 게 아니다.
그는 "강동경희대병원은 재활치료, 영양센터, 사회사업팀 등이 잘 갖춰져 있어 이런 장점을 살려 유기적인 협진 시스템을 갖추면 환자들에게 보다 좋은 의료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전이암환자들을 최대한 잘 케어하는 것도 대학병원으로서 큰 의미가 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