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며칠 전 취객이 진료실에서 행패를 부리는 바람에 진땀을 뺐던 A원장은 의원 내에 CCTV 설치를 결심했다. 도난 사건도 잦던 차에 의료 분쟁 소지도 미연에 방지하자는 뜻이었다.
최근 개원가에서의 CCTV 설치가 늘고 있다. 의료 분쟁이 늘어나는 데 따른 자구책 마련의 일환인 셈이다.
3일 개원가에 따르면 환자에 의한 고소·고발 등 의료 분쟁이 잦아지면서 의료 분쟁의 정황 증거 제시나 도난을 미연에 방지하기 위한 CCTV 설치가 늘고 있다.
두달 전 CCTV를 설치한 김 모 원장은 "환자가 진료실에서 행패를 부려 쫓아낸 적이 있는데 그 환자가 도리어 맞았다고 주장하면서 합의를 보자고 요구한 적이 있다"며 설치 이유를 설명했다.
그는 이어 "환자와의 분쟁 발생시 정황 증거를 댈 수 없는 의사들은 약자가 될 수밖에 없다"면서 "분쟁 소지를 최대한 없애기 위한 보험 성격으로 CCTV 설치를 결정했다"고 전했다.
의료 분쟁 발생시 책임 소재를 가리는 데 CCTV가 '제3의 목격자'로서 역할을 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김 모 원장은 "의원 내 상황을 실시간으로 체크할 수 있다"면서 "직원들이 환자에게 불친절하게 대하는 경우도 간혹 모니터링 하며 지적하곤 한다"고 했다.
최근 의원 내 CCTV 설치가 늘자 의료계를 전문으로 무인경비 서비스를 제공하는 업체까지 생겼다.
지난 해 의사협회, 한의사협회, 약사회와 MOU를 체결한 조은세이프는 최근 치과협회와도 MOU 체결을 조율 중이다.
조은세이프 이선재 부장은 "작년 9월 말 의사협회와 MOU 체결 후 약 5개월 동안 병의원에 1천여 건의 CCTV 설치를 하는 등 개원가의 CCTV 설치가 폭발적이다"면서 "주로 의료 분쟁을 방지하려는 목적의 설치가 늘고 있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