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료윤리학회(회장 고윤석)가 의료인과 제약사간 관계에 적용할 윤리지침 마련에 들어갔다.
한국의료윤리학회는 2일 '의료인-제약산업 관계윤리'를 주제로 춘계학술대회를 열었다.
고윤석(서울아산병원) 회장은 기자들과 만나 "의사와 제약사 관계는 진료(처방), 연구, 교육 세가지 측면에서 접근해야 한다”면서 "이와 관련된 윤리지침을 마련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고 회장은 "의사가 처방할 때 제약사와의 부적절한 관계를 배제해야 한다"며 "의사가 제약사로부터 이익을 취한다면 사회가 용인하지 않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나 고 회장은 의사에 대한 정당한 보상이 뒤따르지 않는다면 그 어떤 법이나 윤리지침도 효력을 발휘할 수 없다고 못 박았다.
그는 "의료인과 제약사는 처방에 있어 부적절한 관계를 맺어서는 안되지만 윤리수준은 가치관에 기댈 수밖에 없고, 법으로 강제할 수도 없다"면서 "그러려면 의사의 전문성을 보상할 수 있는 사회적 합의가 필요하다"고 선을 그었다.
그는 "원가를 보존하지 않으면 의사에게 숭고한 희생을 강요하는 것과 다름 없다"며 "원가 보존과 함께 사회가 허용할 수 있는 범주 안에서 적정한 보상을 해야 한다"고 말했다.
고윤석 회장은 의학계도 변해야 한다고 환기시켰다.
그는 "학회는 학술대회 수입으로 유지하기 때문에 그런 구조를 인정해야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학술대회 장소, 식사 제공 등에서 낭비적 요소가 있다"고 꼬집었다.
이어 그는 "학술대회 참석자 역시 인식을 바꿔야 한다"면서 "외국 학회에는 600달러 등록비도 기꺼이 내면서 국내 학회에는 인색해 어려움이 많다"고 설명했다.
특히 고 회장은 "의료인의 신뢰가 무너지면 어떤 영향을 받게 되는지 생각해 볼 수 있도록 윤리지침을 마련할 것"이라면서 "한 순간에 윤리지침이 지켜지지 않겠지만 의사, 병원장 모두 변해야 한다"고 주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