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1년간 우리 병원에서 나온 절대금기 처방 건수만 7000여 건에 달한다. 의사가 과연 몰라서 썼겠는가?"
연세의대 소아과 박민수 교수가 오프라벨(허가초과의약품) 사용 어려움에 답답함을 호소했다.
29일 열린 제7차 대한약물역학위해관리학회 춘계학술대회에서다.
박 교수는 "내 담당 영역은 신생아가 태어나고 28일까지다. 하지만 이 기간에 쓸 수 있는 약은 거의 없다. 오프라벨을 사용하는 이유다. 하지만 오프라벨에 대한 명확한 가이드라인은 없다. 사용에 어려움이 따른다"고 말문을 열었다.
이어 "식약청은 항상 오프라벨 처방에 대해 근거를 요구한다. 하지만 많은 환자수 등 현실적으로 (식약청이) 만족할 만한 임상데이터를 마련하는 데는 한계가 있다. 이럴 경우 삭감 등의 조치가 나오게 된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이 같은 현실 속에서도 오프라벨 처방은 불가피하다는 입장이다.
박 교수는 "작년 3월부터 올해 2월까지 1년간 우리 병원에서 발생한 절대금기 처방은 7000여 건에 달한다. DUR도 있고, 과연 의사들이 이것을 몰라서 썼겠느냐"며 "환자 개인마다 써야하는 약이 다른데, 허가 의약품에는 이를 충족할 만한 것이 없다"고 답답해했다.
이에 서울의대 신경정신과 권준수 교수도 같은 입장을 보였다.
그는 "정신질환은 다양한 증상을 함께 동반한다. 난치성 환자도 상당수 존재한다. 이같은 특성 때문에 허가 용량을 넘는 고용량 사용, 연령 금기 환자에게도 오프라벨 처방이 자주 나오는 실정"이라고 설명했다.
권 교수는 "정신과 약물 등 오프라벨 사용이 빈번한 것은 다 이유가 있다. 오프라벨의 안전한 사용을 위해 보건당국의 세부적 가이드라인이 나와야 한다"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