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년 세계에 보고된 복강경 췌장 수술 1000여건 가운데 약 3분의1은 국내 의료진이 실시한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아산병원은 최근 외과 김송철 교수팀이 2005년 3월부터 2010년 10월까지 단일 병원으로는 최다인 359명의 복강경 원위부(몸통 및 꼬리) 췌장 수술을 시행한 연구결과를 ‘미국소화기내시경외과학회(Society of American Gastrointestinal Endoscopic Surgery)’에서 발표했다고 14일 밝혔다.
이 논문은 ‘미국복강경학회지(Surgical Endoscopy)’ 최신호에 실렸다.
복강경 췌장 수술은 2010년까지 전 세계에서 총 1000여건이 보고됐는데 이 교수팀이 이중 35%인 359건을 시행했다는 것이다. 이 중 췌장암 환자 수술도 36건 포함됐다.
연구에 따르면 복강경 췌장 수술을 받은 환자들의 통증 및 입원일수 모두 줄었고, 최소 절개로 수술 부위의 상처에 문제 발생 역시 거의 없었다.
수술 중 출혈과 합병증 발생률이 낮고, 회복이 빨라 환자들의 만족도도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또 비장 보존율이 59%로 높아 환자의 절반 이상이 장기를 보존할 수 있었다.
췌장 바로 옆에 있는 비장은 혈액 내 세균을 죽이고 면역기능을 담당하기 때문에 수술 시 최대한 비장을 보존하는 것이 중요하다.
그러나 개복 수술을 하면 대부분 비장을 함께 절제한다.
췌장은 배 안쪽 깊숙한 곳에 위치하고 있기 때문에 복강경 수술이 어려워 개복 수술을 많이 한다.
수술 상처도 크고 통증 및 수술 후 합병증 관리가 쉽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복강경 췌장 수술이 어려운 이유는 ▲췌장이 큰 혈관과 중요한 구조물로 둘러싸인 후복막에 위치해 있고 ▲수술 중 작은 실수에도 췌장액의 누출과 같은 심각한 합병증을 유발할 수 있으며 ▲수술 과정이 까다로워 오랜 숙련으로 이루어진 고난도의 손기술이 요구되기 때문이다.
김송철 교수는 “우리 팀이 놀라운 성과를 이룰 수 있었던 것은 체계적인 복강경 수술팀을 이루고 있고 소화기내과와의 탄탄한 협진 시스템이 있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또 김 교수는 "췌장의 양성 종양과 일부 췌장암에서만 복강경이 이용되고 있지만 앞으로는 진행성 췌장암 및 췌장 주변 암 등 다양한 췌장 질환에서 복강경 췌장 수술이 정착될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