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아산병원이 JCI(Joint Commission International, 미국 국제 의료기관 평가위원회)에 의뢰해 병원 운영 전반에 대한 컨설팅을 받았다. 컨설턴트들은 세세한 문제점까지 끄집어 내 JCI가 특별한 이유를 증명했다.
서울아산병원은 JCI에 의뢰해 지난 11일부터 20일까지 기초평가(Baseline Assessment)를 받고 있다.
JCI 기초평가는 인증 평가와 달리 미국 시카고 본사에서 전문 컨설턴트 5명을 파견, 병원의 진료 및 경영 관리 전반을 컨설팅하는 역할을 한다.
JCI 컨설턴트들은 19일 컨설팅 최종보고에서 서울아산병원의 청결도, 환자 관리 팜플렛, 환자 안전 문화 등을 높게 평가했다.
또 JCI 컨설턴트는 "서울아산병원 직원들의 열정에 감사드린다"면서 "다른 병원 직원들은 복도에서 컨설턴트와 마주치면 도망가는데 서울아산병원은 달랐다"고 치켜세웠다.
이와 함께 그는 "병원 보직자의 리더십과 열정을 느낄 수 있었다"면서 "이 병원이 비전을 갖고 발전하겠다는 확신이 들었다"며 후한 점수를 줬다.
그러나 이들은 IPSG(International Patient Safety Goal) 측면에서 병원 진료 과정의 문제점을 하나 하나 끄집어냈다.
이들은 검사 과정, 구두 처방, 고위험 약물 관리, 보관 및 감독의 문제 등을 지적했다.
또 수술실 타임아웃(환자 성명, 의무기록번호, 생년월일 등 2가지 이상의 방법으로 환자를 확인하는 활동), 낙상 모니터링, 외래환자 스크리닝 프로세스, 응급실 입퇴실 기준, 간염환자 스크리닝, 진단과 치료의 연속성 등의 문제점을 날카롭게 포착했다.
특히 JCI 컨설턴트들은 환자 사생활 보호가 미숙하다는 사실을 구체적으로 예시해 글로벌 스텐다드가 어떤 것인지를 보여줬다.
일례로 컨설턴트는 "외래에서 커텐을 치고 진료하더라도 다른 사람들에게 다 들릴 수 있고, 응급실 출입구에 CCTV가 부착돼 있다는 사실도 알려줘야 한다"고 환기시켰다.
이들은 "병원 곳곳에 환자의 이름이 부착된 게 우리의 최대 관심사(hot topic)였다"면서 "JCI 본사에 이를 질의한 결과 병실에 이름표를 달 수는 있지만 임상과를 함께 표기해 환자들이 어떤 이유 때문에 입원했는지를 알게 해선 안된다는 회신을 받았다"고 설명하기도 했다.
이와 관련 서울아산병원 관계자는 "우리의 미션은 글로벌 스텐다드를 구현하는 것"이라면서 "우리 병원이 어느 정도 수준에 와 있는지 평가하기 위해 JCI 컨설팅을 의뢰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