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개발이 본격적으로 진행되면 나도 언제 떠나야할지 모릅니다."
서울 성동구 지역 한 개원의 말이다. 금오동, 왕십리, 옥수동 등 성동구에 대대적인 재개발 바람이 불면서부터이다.
재개발이 진행되고 있는 지역의 개원의들은 폐업을 하고 다른 개원지나 직장을 찾아 떠났고, 남은 개원의들은 불안은 더해졌다.
지역의 한 개원의는 "의료기관이 없다보니 우리 병원은 오히려 환자가 늘어났다"면서 "당장은 선거가 닥쳐 재개발이 주춤하지만 선거가 끝나면 다시 추진될 것이기 때문에 나도 장담할 수 없다"고 말했다.
그러다 보니 성동구의사회도 타격을 받았다. 기존 회원들은 폐업해 버렸고, 앞날이 불안한 신규 개원의들은 의사회에 가입하기를 주저했다.
의사회 관계자는 "폐업이 잇따르면서 2년새 회원이 30여명 이탈했다"면서 "현재 미가입 회원도 20여명에 달한다"고 토로했다.
재정도 급격한 타격을 받았다.
최백남 의사회장은 "대단위 재개발로 회원이 급격히 줄고 가입을 안하다 보니 회계상 적자가 발생할 수밖에 없었다"고 밝혔다.
의사회는 지난 2010년 약 1천만원 적자 재정을 기록했다. 2011년 긴축 재정으로 적자폭을 500만원까지 줄인 상황이다.
이러다보니 의사회도 침체되고 있다. 지난 23일 열린 성동구의사회 정기총회에서는 전체회원 145명 중 15명이 참석했다. 그나마 72명이 위임해 총회가 성사됐다.
이날 성동구의사회 신임회장이 당선된 이영환 원장은 "신입회원의 가입을 적극적으로 독려하고 많은 회원들이 참여할 수 있는 의사회를 만들겠다"고 다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