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이렇게 건방지게 진료하다니!"
이는 자신이 진료하는 모습을 동영상으로 지켜본 한림대 강동성심병원(병원장 송경원) 교수들의 반응이다.
강동성심병원은 지난 3월 교수들이 진료 과정에서 환자와 어떻게 커뮤니케이션을 하는지 모니터링해 주기 위해 외래 진료 모습을 동영상으로 촬영했다.
동영상 촬영에는 송경원 원장을 포함해 교수 20명이 참여했다.
강동성심병원은 촬영한 동영상을 전문가에게 의뢰해 장단점을 편집한 후 최근 해당 교수들을 대상으로 개별 커뮤니케이션 코칭에 들어갔다.
자신의 진료 동영상을 본 교수들은 어떤 반응을 보였을까?
또 다른 교수는 "의사들이 무뚝뚝하다, 기계적이다는 의견에 많이 공감하고 있었는데 비디오를 보면서 느낀 점이 많았다"고 털어놨다.
상당수 의사들은 외래 진료를 하면서 모니터만 응시한다. 자연히 환자와 눈을 마주칠 수 없고, 이런 모습을 보는 환자들은 충분하게 설명을 듣지 못했다고 인식한다.
이런 태도가 환자들의 불만 중 다수를 차지한다는 게 강동성심병원의 설명이다.
강동성심병원은 "진료를 하면서 친절하고, 충분하게 설명하면 대기시간이 길어지지만 중요한 것은 환자들은 대기시간에 불만을 표출하는 게 미미하다는 점"이라고 환기시켰다.
진료 커뮤니케이션 코칭 결과 환자와의 눈맞춤이 가장 시급한 것으로 나타났지만 교수들의 고충도 없지 않다.
교수들은 모니터 상의 다양한 정보를 확인해야 하기 때문에 환자와 눈을 맞추기가 매우 어렵다는 의견을 피력하기도 했다.
진료 커뮤니케이션 코칭 결과 병원 직원과 환자들의 생각도 확연히 달랐다.
강동성심병원은 병원 직원과 의료진, 고객 100명을 대상으로 서비스 평가 설문조사를 병행했다.
설문조사 결과 직원들은 친절의 중요한 요소로 '표정과 말투'를 가장 많이 꼽았다.
반면 고객들은 직원들보다 '상세한 설명'을 친절의 중요한 요소라고 응답했다.
다시 말해 고객들에게 친절하게 응대하기 위해서는 상세하게 설명하는 응대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이와 함께 직원들은 고객을 대할 때 '고객과 눈을 맞추며 대화하는 것'에 초점을 두지만 정작 고객들은 '질문에 맞는 친절한 응답'을 가장 바라는 서비스라고 대답했다.
강동성심병원은 "고객에게 응대할 때 질문을 파악하고 친절하게 설명하는 자세가 필요하다"고 환기시켰다.
강동성심병원은 앞으로 진료 커뮤니케이션 코칭을 조교수, 부교수로 확대하고, 다른 병원과 차별화된 대화 매뉴얼을 제작해 전체 의료진에게 배포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