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젊은 의사들은 수 틀리면 바로 사표를 던진다. 병원에서 통제가 불가능하다. 이런 상황에서 보건소에 의료인 수 변경 신고를 8일 늦게 했다는 이유로 업무정지 처분을 내리는 것은 과한 처사 아니냐."
25일 인천지방법원에서 열린 요양병원 업무정지처분 취소소송 변론에 나선 인천 A원장의 호소다.
A원장은 지난 2월, 보건소에 의료인 수 변경 신고를 늦게 했다는 이유로 업무정지 1개월, 과태료 50만원의 처분을 받았다.
그러자 그는 보건소의 처분을 수용할 수 없다며 업무정지 취소소송을 제기하고 나섰다.
A원장은 변론에서 당시 보건소 신고가 늦어지게 된 배경에 대해 조목조목 밝히며, 재판부에 의료기관의 어쩔 수 없는 현실에 대해 이해를 구했다.
그의 항변에는 의료진 채용에 애를 먹고 있는 병의원의 고충이 그대로 녹아났다.
그에 따르면 2011년 12월 27일경 T원장이 출퇴근 거리가 멀다는 이유로 퇴직 의사를 밝혔다. 이는 불시에 구두상으로 이뤄진 것이고 A원장은 T원장의 사직을 만류하는 과정에서 시간이 흘렀다.
A원장은 거듭 후임이 구해질 때까지 근무해줄 것을 요구했지만, T원장은 12월 31일 원무과장을 통해 당일까지만 일하겠다고 밝힌 후 출근을 하지 않았다.
그러나 T원장이 사직서도 제출하지 않았고, 퇴직금 정산도 하지 않은 상태여서 의료인 수 변경에 대한 사전허가 신청도 여의치 않아 머뭇거리는 사이 일이 커졌다.
A원장은 "이는 불가항력적인 경우에 해당하는 것으로 의료업계의 실정을 인정해줘야 한다"고 거듭 호소했다.
그는 이어 "백보 양보해서 보건소에 사후신청을 위법한 것으로 간주하더라도 과태료 부과처분으로 충분하지 않느냐"면서 "의료법 위반의 정도가 경미함에도 불구하고 업무정지 처분을 내리는 것은 재량권 일탈"이라고 주장했다.
또한 A원장은 내달 15일, 2차 변론기일을 앞두고 의사협회에 탄원서를 요청했다. 사법부에 의료현실에 대해 알리는 데 힘을 모아달라는 얘기다.
그는 "1차 변론을 통해 재판부에 의견을 피력했지만 의료현실에 대해 너무 모르고 있다"면서 "이에 대해 의사협회가 탄원서 등 힘을 보태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보건소에 의료인 수 변경에 대해 사전신고를 받는다는 것 자체가 관료주의 탁상행정"이라면서 "의료법 개정을 통해 의료기관을 복지부와 보건소의 노예로 만드는 독소조항을 개선해야 한다"고 거듭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