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방 의료기관의 영문 간판명칭을 두고 의료계와 한의계가 정면 충돌했다.
12일 의료계에 따르면, 보건복지부는 11일 의사협회와 병원협회, 치과의사협회, 한의사협회 및 서울시 등과 함께 '의료기관 명칭 외국어 병행표시' 간담회를 가졌다.
이날 회의는 오는 8월 5일 시행하는 의료법 시행규칙 개정안 중 '의료기관 명칭은 한글로 표시하되, 복지부장관이 정하는 바에 따라 외국어를 함께 표시할 수 있다'는 조항(제40조)의 지침 마련을 위한 자리이다.
의협은 피부과의 영문 명칭을 'dermatology'에 국한하지 말고, 해외환자 유치의 특성을 감안해 'skin'(스킨), 'laser'(레이저) 등을 표시할 수 있도록 요청했다.
병협의 경우, 외국어 간판표시 지침에 의원과 종합병원, 요양병원 외에도 상급종합병원과 전문병원을 명시해 외국환자의 이해를 제고시킬 필요가 있다는 의견을 개진했다.
특히 이날 회의에서는 '한의학'의 외국어 명칭을 놓고 입장이 갈렸다.
한의협은 '한의원' 외국어 표시에 한의학 개념을 접목한 'KMC'(Korean Medicine Clinic)로 해 줄 것을 요구했다.
이에 대해 의협은 'Medicine' 용어는 '의학' 개념으로 혼란을 야기할 수 있다면서 난색을 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한 대한의사협회 영문 표시인 'KMA'(Korean Medical Association)와 혼동될 수 있으며 반대 입장을 피력했다.
복지부 관계자는 "의료단체의 의견을 충분히 수렴한 만큼 합리적인 방안을 이달말까지 마련하겠다"면서 "외국어 명칭 표시는 법령 조항으로 강제규정인 만큼 위반 의료기관의 처분 여부도 함께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