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주 보건복지부 장관의 발언이 의료계의 주목을 받았다.
임채민 장관은 지난 24일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업무보고에서 여당 의원의 당직 전문의 비상호출 체계 질의에 "응급실 의사가 on-call을 하면 1시간 정도 거리에서 당직전문의가 오는 것"이라고 답변했다.
임 장관이 응급의료법 시행규칙 개정안을 설명하면서 on-call에 시간 개념을 부여한 것이다.
메디칼타임즈 등 전문지 보도 후 의료계의 민심은 들끓었다.
"의료현실을 간과한 무책임한 발언이다" "1시간 내 도착이 응급의료냐" "지방병원 당직의는 밤샘을 하란 말이냐 등 비판의 목소리가 고조됐다.
하지만 복지부에서는 한 줄짜리 해명자료조차 나오지 않았다.
이와 달리 심사평가원은 국회 업무보고 답변 후 그날 저녁 즉시 해명자료를 배포했다.
강윤구 원장은 요양기관의 허위부당청구로 인한 건보재정 누수 규모를 묻는 야당의원의 질문에 "3조 3000억 원에 달하는 건보개정이 세고 있다"고 답했다.
심평원 측은 강 원장의 발언은 지난해 금융감독원과 공동으로 의뢰한 연구용역 결과를 인용한 과정에서 나온 착오라고 설명했다.
강윤구 원장의 실언이 요양기관을 부도덕한 집단으로 몰고 갔다는 점에서 비판받아 마땅하나, 이유가 어찌됐든 자신의 잘못을 인정하고 즉각적인 해명자료를 낸 것은 공인으로서 책임감 있는 행동이다.
복지부 장관과 심평원장의 위상과 격은 다르다.
그렇다고 오해 소지의 발언에 대해 누구는 덮어주고, 누구는 해명해야 하는 것은 아니다.
임 장관이 지난해 9월 취임사에서 밝힌 "차관급부터 취임식을 하고 나서 제일 먼저 하는 일이 퇴임사를 쓰는 것이다. 최선을 다하고 공정함을 잃지 않는 자세로 언제든지 떠날 준비를 하면서 일 하겠다"는 발언이 공허하게 들리는 요즘이다.
임채민 장관은 이번주 짧은 하계휴가에 들어간다.
그동안 바쁜 일정으로 누적된 피로감을 푸는 동시에 보건의료 정책에 대한 소신과 비전을 되짚어보는 시간이 되기를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