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의사 10명 중 4명 이상이 정신적이나 육체적 피로감으로 자아감 상실과 직업적 권태를 느낀 적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 메이요클리닉 타이트 샤나펠트 박사진은 미국의사협회에 등록된 내과의사 7288명(계획 대상자의 27%)을 대상으로 설문 조사했다.
그 결과 응답자 중 45.8%가 적어도 한 번 이상 번아웃(burnout)을 경험한 것으로 집계됐다고 Archives of Internal Medicine에 발표했다.
샤나펠트 박사는 "이전 연구에서 피로감이 심할수록 자살을 고려하거나 진료시 실수하는 경향이 높았다"면서 "번아웃 발생률이 높아지면 의사 개인의 문제에 머무르지 않고 환자 문제로 확대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연구진은 직무 스트레스 측정도구인 Maslach Burnout Inventory를 이용해 22개의 질문에 대한 답변을 분석한 결과 의사 중 37.9%에서 번아웃 증상이 있는 것을 확인했다.
응급의학과 의사(OR 3.18), 일반 내과의(OR 1.64), 가정의학 전문의(OR 1.47), 신경과의사(OR 1.47) 등 일차 진료를 담당하고 있는 의사들에서 번아웃이 많이 발생했고, 피부과(OR 0.65)나 예방의학을 하는 전문가들에서 적게 나타났다(p=0.02).
다른 직종에 근무하고 있는 미국인 3442명과 비교했을 때 번아웃 증상을 호소한 비율은 의사가 37.9%로서 일반 직장인의 27.8%보다 10% 더 많았으며, 직장에 대한 불만도도 의사가 40.2%였다. 일반 직장인은 단지 23.2%가 과로하고 있다고 생각했다.
응답한 의사들 중에서 36.9%가 일 때문에 개인적 또는 가족과의 시간을 충분히 갖지 못한다고 토로했다.
일반인에 비해서 보건 전문가들은 주당 10시간 정도를 더 일했으며, 주당 60시간 일하는 경우는 일반인은 10.6%, 의사들에서는 37.9%로서 상당한 차이를 보였다.
샤나펠트 박사는 의사들에서 번아웃이 많이 나타나는 것은 동일한 장소에서 오랜 시간 과도한 업무를 처리하면서 개인적인 시간과 업무 사이에 균형을 찾지 못하는 것을 주요 이유로 들었다.
그 외에도 문서 업무가 많고, 전문성이 약화돼 자율권이 줄었다는 점도 지적됐다.
캐나다 식췰드런병원 제임스 라이트박사는 "이번 연구는 의사들이 일반 인구집단과 비교해 번아웃 위험이 높다는 점을 최초로 보여준 것"이라고 설명하며 "의사들이 번아웃에 빠지면 다른 의료종사자들과 환자 가족들의 관계에도 영향을 미치게 된다"고 환기시켰다.
한편, 이번 연구가 보건전문가들의 낮은 응답률, 연구조사의 단면성과 보건전문가들에 비해 일반인 대조군의 낮은 연령층이 상대적으로 비교하기에 제약점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점을 연구진들은 인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