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초 시작한 서울의대 의예과 학생을 대상으로 한 인성교육 프로그램이 긍정적인 평가를 받고 있어 주목된다.
서울의대(학장 강대희)는 올해부터 인성교육을 강화하는 취지에서 예과 2년간 봉사활동 60시간 수료를 의무화했다.
예과 시절부터 병원에서 봉사활동을 하며 환자와 접촉할 수 있는 시간을 가짐으로써 환자와의 커뮤니케이션 능력 갖추라는 취지다.
이에 따라 올해 1학기에는 예과 1학년 76명 전원이 봉사활동에 참여했으며, 2학기 현재는 21명이 활동 중이다.
봉사활동 영역은 환자 안내 및 이동 서비스와 목욕봉사 등. 의학적인 기술을 요하지 않지만 환자와 눈높이를 맞춰야 하는 봉사활동이 대부분이다.
특히 행여, 노숙환자의 몸을 씻겨야 하는 세발봉사는 필수코스로 선정해, 60시간 봉사활동 중 반드시 거쳐야한다.
이처럼 봉사활동이 의예과 정규 교육 프로그램 중 하나로 선정된 것에 대해 학생들은 어떻게 생각할까.
최근 지난 1학기 봉사활동을 경험한 것에 대해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 학생들은 "환자의 의견을 직접 들을 수 있어 좋았다" 혹은 "병원 분위기에 익숙해 질 수 있어서 좋았다"라는 등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또 어떤 학생은 "환자를 보며 나에게 얼마나 감사할 것이 많은지, 의사가 얼마나 귀한 직업인지 알게 됐다"며 의사라는 직업에 대해 다시 생각하는 계기를 갖기도 했다.
이에 따라 서울의대는 봉사활동 프로그램을 정규 교육과정으로 정례화해 나갈 예정이다.
하지만 그러기 위해서는 몇 가지 보완해야할 점도 있다.
보라매병원 전혜원 의료사회사업실장(산부인과)은 "봉사활동의 효율성을 높이려면 시간조율이 필요하다"면서 "학생들은 수업 이후 혹은 주말시간을 활용해 봉사활동을 신청하지만, 병원에서 봉사활동이 필요한 시간은 평일 낮 시간대여서 조정이 필요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의대와 논의해 다음 학기부터는 수강신청 이전에 봉사활동 시간을 신청 받도록 했다"면서 "그렇게 되면 병원도 봉사활동이 필요한 시간대에 도움을 받을 수 있고, 학생들도 보다 많은 환자와 접할 수 있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한 보라매병원 의료사회사업실은 봉사활동의 질을 높이기 위해 각 부서별 봉사활동 매뉴얼을 제작해 배포했다.
전 실장은 "1학기 과정을 지켜본 결과, 이제 막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나온 의예과 학생들은 어떻게 봉사를 해야 하는지, 환자를 어떻게 대해야하는지 서툴기 때문에 매뉴얼이 필요하다고 느꼈다"면서 "매뉴얼 제작에 따라 보다 체계적인 봉사활동이 가능 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는 이어 "의학적인 지식 이외의 것을 경험하고 느낄 수 있는 시간"이라면서 "환자를 대하는 서비스 마인드를 갖추고, 환자와 커뮤니케이션 하는 능력을 기르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