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서울병원, 서울아산병원 등 기업 병원과 공공병원인 서울대병원이 할 수 없는 오직 세브란스만의 병원 모델을 보여주겠다."
최근 세브란스병원을 이끌어갈 새로운 수장으로 임명된 정남식 병원장은 임기 동안 만들어갈 병원의 청사진을 이같이 제시했다.
단순히 진료 실적이나 서비스 경쟁에 얽매이지 않고 난치병 치료모델과 신약개발 등을 통해 세브란스병원만이 가능한 새로운 모델을 만들겠다는 각오다.
정남식 원장은 23일 "세브란스병원은 서울대병원과 같은 공공병원이 아니며 삼성서울병원, 서울아산병원과 같은 대기업 계열 병원도 아니다"며 "누구의 도움 없이 120년을 이어온 저력이 세브란스병원의 가장 큰 경쟁력"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그렇기 때문에 세브란스병원은 우리가 스스로 목표를 세우고 이를 위해 나아갈 수 있다"며 "이것이 성장의 가장 중요한 키워드"라고 덧붙였다.
그렇다면 정 원장이 생각하는 세브란스병원만의 경쟁력을 무엇일까.
그는 새로운 치료모델 개발을 가장 우선적으로 꼽았다. 로봇수술을 보급해 국내 최소침습수술 시장을 열었듯이 지속적으로 치료 모델을 만들어 가겠다는 것이다.
이러한 목표의 가장 큰 축은 현재 신축중인 암병원과 에비슨 의생명과학센터다.
정 원장은 "흔히 말하는 빅5병원 중 우리가 가장 암병원 신축이 늦었다"며 "하지만 목표하는 바가 전혀 다르기에 전혀 부담은 없다"고 전했다.
이어 그는 "암병원은 암환자 치료보다는 난치병 치료모델 개발과 새로운 항암제 개발에 집중하게 될 것"이라며 "다학제 진료를 포함해 다양한 시도를 통해 암 치료의 새로운 패러다임을 제시하는 것이 목표"라고 밝혔다.
암병원이 치료 모델 개발의 선봉이라면 에비슨 의생명과학센터는 신약 개발 등 고부가가치 사업과 인재 양성을 위한 첨병이 된다. 연구중심병원으로 가는 첫걸음인 셈이다.
정남식 원장은 "앞으로 의료기관의 성패는 연구능력이 좌우하게 될 것"이라며 "에비슨 센터는 세브란스병원이 연구중심병원으로 가는 터닝포인트"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에비슨 센터는 세브란스병원의 풍부한 임상자원과 연구자, 단체간 가교역할을 하게 될 것"이라며 "아울러 우수한 연구 인재를 키워내는 역할을 수행하며 세브란스병원의 미래 먹거리를 창출할 것이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