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적정성평가는 결국 1등 혹은 2등이 어떤 병원인지에만 관심이 있다. 이는 병원간 과열경쟁을 부추길 뿐이다."
"이는 병원을 줄 세우기 위한 것이 아니다. 환자가 병원을 선택하는 데 도움을 주기 위한 정보에 불과하다."
적정성평가에 대한 의료진과 정부 관계자의 상반된 주장이다.
얼마 전 '바람직한 병원평가 기준제시' 주제로 열린 심포지엄의 쟁점은 단연 '적정성평가'였다. 더 정확히 말하자면 적정성평가를 실시하는 지표가 과연 적절한가에 관한 것이었다.
이날 심포지엄에 참석한 의료진과 심평원 관계자들은 적정성평가를 두고 팽팽한 입장차를 보였다.
심평원 관계자는 "적정성평가의 긍정적인 효과는 이미 나타나고 있으며 미국 등 다른 나라 사례에서도 의료 질 향상이라는 성과를 거두고 있다"면서 필요성을 강조했다.
그는 "국민들의 의료기관 선택을 위해서도 이는 필요한 것이며 의료의 질 향상을 위해서도 반드시 계속돼야 한다"고 덧붙였다.
물론 적정성평가가 의료계에 의료의 질 유지를 위한 자극제가 되고 있을 수 있다.
하지만 그에 따른 부작용도 만만치 않다는 사실은 간과하고 있는 것은 아닐까.
이와 관련해 한 의료진은 "적정성평가를 받다보면 초반에는 열심히 하지만 점차 경쟁이 가열되면서 편법으로라도 평가결과를 높이는 유혹을 받는 게 사실"이라고 털어놨다.
당장 좋은 결과를 도출하기 위해 근본적인 대책을 세우기 보다는 미화하고 포장하게 된다는 얘기다.
그는 "이 같은 사례는 우리만이 아닐 것"이라고 했다. 이 과정에서 왜곡된 결과가 도출되는 것은 당연한 수순이다.
제도의 취지와 그 효과가 아무리 좋더라도 만약 심각한 부작용이 나타난다면 수정이 필요하다. 그리고 바로 지금이 제도를 수정, 보완해야 할 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