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철수 무소속 대선 후보의 논문 표절 의혹이 국정감사에서 이슈로 부상하면서 서울대병원 정희원 원장이 진땀을 흘렸다.
새누리당 이학재 의원이 정 원장에게 지속적인 논문 표절 의혹에 대한 답변을 요구해 난감한 상황이 연출된 것.
국회 교육과학기술위원회 이학재 의원은 23일 국립대병원 국정감사에서 정희원 서울대병원장에게 안철수 후보의 논문 표절 의혹에 대한 의견을 물었다.
이 의원은 "안 후보가 공동으로 쓴 석사 논문을 거의 그대로 영문으로 바꿔 국제 학술지에 게재했다"면서 "이에 대한 연구비를 준 것이 바로 서울대병원"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이어 "이는 사실상 연구비 횡령 아니냐"면서 "연구비가 번역비로 사용된 꼴"이라고 강조했다.
이에 따라 이학재 의원은 서울대병원장의 입장에서 이를 어떻게 생각하는지 정 원장에게 물었다.
이에 대해 정희원 원장은 "횡령까지 볼 수는 없을 것 같다"면서 "학위 논문을 번역해 학회지에 내는 것은 그 당시에 흔히 있었던 일"이라고 답변했다.
그러자 이 의원은 아무리 관행이었다 해도 공동으로 쓴 논문을 영문으로만 바꿔 게재한 것이 표절이라는 것은 피할 수 없다고 주장했다.
또한 서울대 연구윤리지침에도 만약 자료나 논문을 인용할 경우 정확한 출처를 밝혀야 한다고 명시하고 있는 만큼 이를 묵인한 것은 잘못이라고 꼬집었다.
이에 대해 정희원 원장은 "석사 논문이 다른 학술지에 게재되지 않은 이상 다른 학회지에 낸 것을 표절이라고 보기는 힘들 것 같다"며 "또한 당시 대학 지침을 몰라 답변이 힘들다"고 전했다.
하지만 이 의원의 지적은 계속됐다.
감사원에서 1995년 서울의대 교수가 지도 교수라는 지위를 이용해 제자의 논문을 자신의 실적으로 보고한 것을 언급하며 계속해서 답변을 요구한 것.
그러자 정 원장은 "지금 상황에서 내가 이에 대해 답변하려니 너무 어렵다"며 "오후에 서울대 본부에 대한 감사가 있으니 그 때 물어보면 안되겠냐"고 발언을 피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