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7일 저녁 7시 지방의 모 특1급 호텔.
이곳에서는 A제약사가 주최한 의사 대상 심포지엄이 열리고 있었다.
하지만 행사 현장에서 가장 먼저 눈에 들어온 것은 곳곳의 빈자리였다. 120여 명을 초정했다고 했지만 참석 인원은 그 절반도 한참 안돼 보였다.
A사 관계자는 "개인적 사정 등이 겹쳤겠지만 토요일 전국 비 소식이 참석률 저조의 가장 큰 원인인 것 같다. 이 행사를 위해 두 달 가까이 준비를 했는데 아쉽게 됐다"고 말했다.
그는 "단풍철을 맞아 좋은 장소에서 심포지엄을 마련했는데 비가 왔다. 가는 날이 장날인가 보다"며 아쉬워했다.
같은 건물에서 열린 B사 의사 대상 심포지엄. 상황은 비슷했다.
B사 직원은 "의사 대상 지방 저녁 행사의 경우 숙박을 제공하고 있다. 물론 공정경쟁규약 범위 안에서다. 하지만 참석률이 저조하면 취소에 따른 수수료를 물게 된다"고 귀띔했다.
그러면서 "아마 오늘밤 호텔에 빈방이 많을 것"이라고 웃음지었다.
이에 대해 호텔 관계자는 "주중에는 하루 전날 취소해도 수수료를 물지 않지만 주말은 50% 가까운 벌금을 물게 된다. 주말은 수요가 많기 때문에 어쩔 수가 없다"고 설명했다.
한편, 이날 만난 제약사 관계자들은 쌍벌제 이후 법에 저촉되지 않는 마케팅을 펼치기가 여간 어려운 게 아니라고 입을 모았다.
A사 관계자는 "기존에는 아무 문제가 없었던 행사도 이제는 승인 절차가 매우 까다롭다. 하지만 이런 심포지엄 말고는 마땅한 마케팅 방식이 없는 것도 사실이다. 주말 반납은 일상다반사"라고 토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