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약사가 의학회 지원을 무리하게 축소하다 보면 대국민 홍보 활동에 나섰던 의사들도 의욕을 잃고 결국 국민을 위한 캠페인 활동이 사라질 것이다."
대한암학회 방영주 이사장(서울대병원 내과과장)은 최근 메디칼타임즈와 가진 인터뷰에서 최근 의학회에 대한 제약사의 지원이 크게 줄고 있는 것에 대해 한마디했다.
그는 "의사와 제약사간 돈의 흐름을 체크하는 것에 대해 지적하고 싶지 않지만 공공적인 사업에 대한 지원까지 제한하는 것은 부작용을 낳을 수 있다"고 환기시켰다.
제약사 지원이 계속 축소되면 국민을 위한 다양한 활동을 고민했던 의료진들이 의욕을 잃고 더 이상 대국민 홍보에 신경쓰지 않게 될 것이라는 게 그의 우려다.
방 이사장은 현재 대한암학회에서 추진 중인 '암 환자 가이드북' 제작 사업이 무산될 위기에 처한 사례를 들어 설명했다.
'암 환자 가이드 북'은 방 이사장이 한국임상암학회 이사장을 맡으면서부터 진행해온 사업. 지난 2010년 유방암에 이어 전립선암 환자를 위한 가이드북을 발간한 바 있다.
당시만해도 책 발간에 어떠한 걸림돌도 없었다.
하지만 얼마 전 폐암 환자를 위한 가이드북 제작을 추진하면서 '한국다국적의약산업협회(KRPIA) 산하 공정경쟁규약 심의위원회'라는 장애물을 만났다.
지난 2010년 리베이트 쌍벌제와 함께 강화된 공정경쟁 규약이 적용되면서 의학회들은 제약사의 지원을 받은 모든 사업에 대해 심의를 거치도록 바뀐 것.
가이드 북 발간에 필요한 예산은 5천만원 미만. 그나마도 제약사를 2곳으로 나눠서 지원을 요청했지만 공정경쟁규약 심의위원회는 이를 누락시켰다.
방 이사장은 "도대체 심의위원회의 심사 기준이 뭔지 묻고 싶다"면서 "학회나 개인의 영리를 위한 사업도 아니고 국민들에게 정보 제공 차원에서 실시하는 사업까지 제한하는 것은 이해하기 어렵다"고 토로했다.
그는 "이 같은 불만은 암학회 뿐만 아니라 다른 학회에서도 마찬가지일 것"이라면서 "의학회가 대국민 활동을 할 수 있는 사업이 많지 않은데 이마저도 위축되는 것은 아닌지 안타깝다"고 거듭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