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수는 단 한명, 예비선수도 없는 야구부. 이들의 연습경기가 한창이다. 선수 한명 한명 진지한 표정이지만 어딘지 이상하다. 공이 떨어지는 위치도 못찾고 선수들간에 의사소통도 없다. 심지어 자신이 친 홈런 소리도 듣지 못한다. 이들의 꿈은 전국대회 출전. 야구를 잘해서가 아니라 야구를 할 수있다는 것에 마냥 행복하다.
이는 청각장애 야구부의 도전을 그린 영화 <글러브>의 한 장면이다. 실화를 바탕으로 한 영화 속 실제 주인공은 충주 성심학교 야구부.
이들을 5년째 물심양면 후원하고 있는 이비인후과 개원의가 있어 눈길을 끌고 있다.
그 주인공은 보아스이이빈후과 오재국 원장. 지난해 초 개봉한 이 영화가 제작되기 이전부터 후원을 시작해 지금까지 이어오고 있다.
특히 올해는 LG트윈스 선수단과의 야구경기라는 색다른 이벤트를 마련했다.
경기 당일 비가 내려 경기는 무산됐지만 LG트윈스 잠실구장에서 충주 성심학교 야구부는 꿈에만 그리던 LG팀 선수들에게 야구지도를 받으며 즐거운 한 때를 보냈다.
이는 오 원장이 평소 친분이 있었던 이병규 선수에게 제안해 추진된 행사. 지난해 처음 오 원장의 소개로 성심학교 야구부를 만난 이 선수가 이들에게 관심을 가지면서 올해는 LG팀 선수들이 대거 참여하는 행사가 됐다.
이처럼 오 원장이 이들에 대해 관심을 갖게 된 것은 공보의 시절 청각 환자를 진료하면서부터다.
공보의 때 청각환자를 자주 접했던 그는 우연히 우리나라 최초의 청각장애인 야구부에 대한 소식을 듣고 언젠가 후원을 하겠다고 마음 먹었다.
성심학교 야구단에게 야구란 그동안 청각장애로 동떨어져 있던 세상과 소통하는 창이라는 게 그의 생각이다.
그리고 몇년 후 이비인후과를 개원, 6개 지점의 네트워크로 성장시키면서 그동안 생각만 했던 일을 실천했다.
오 원장은 "우리 네트워크에 가입하는 원장들에게 가장 먼저 하는 게 성심학교 야구부 후원에 대한 동의를 구하는 일"이라면서 "매년 300만원씩 야구화, 헬멧 등 장비와 훈련비에 대한 지원은 계속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LG선수들과의 야구경기는 내년에도 계속 이어가기로 했다"면서 "이를 통해 성심학교 야구부가 보다 자신감을 갖고 세상과 소통해 나가길 바란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