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ECD 국가 중 청소년 자살률이 가장 높은 우리나라. 지난달 한국보건사회연구원이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다른 OECD 국가는 줄어들었지만 우리나라만이 유일하게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 13~17세 청소년을 대상으로 자살 관련 행동을 조사한 미국의 대규모 역학조사 National Comorbidity Survey Replication Adolescent Supplement(NCS-A) 결과가 JAMA Psychiatry에 발표했다.
그 결과, 청소년의 12%는 자살생각을 하며 자살을 계획하면 1년 이내에 과반수가 자살을 시도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12%에 자살생각, 자살계획하면 1년 내에 과반수가 자살시도
NCS-A는 미국의 1만 148명의 13~17세 청소년을 대상으로 한 조사로 본인 뿐만 아니라 부모로부터 정보를 얻은 6,483명에 대해서도 분석한 조사다.
자살 관련 행동에 대해서는 통합국제진단면접(CIDI)의 자살관련 행동모듈 개정판으로 처음 자살을 생각한 연령, 자살한 경우 자살 계획과 자살시도의 유무를 평가했다.
모든 청소년에 CIDI 면접을 실시하고, 미국정신의학회진단기준 DSM-IV로 진단했다.
그 결과, 청소년의 자살 관련 행동에 대한 평생 유병률은 자살생각이 12.1%(남성 9.1%, 여성 15.3%), 자살계획이 4.0%(3.0%, 5.1%), 자살시도가 4.1%(2.1%, 6.2%)이며 모두 여성이 높았다.
자살을 생각한 청소년의 33.4%는 자살계획을, 33.9%는 자살을 시도했다. 자살을 계획한 청소년의 약 60.8%는 자살을 시도한 반면 자살을 계획하지 않은 청소년에서 자살을 시도한 경우는 20.4%였다.
발병 연령 곡선에 따르면, 자살의 평생 유병률은 10세까지 매우 낮지만 12세까지 천천히 상승하다가 12세부터 17세 사이에 급격히 높아졌다.
반면 자살계획과 자살시도는 12세까지 매우 낮지만, 15세까지 직선적으로 증가했다가 17세까지 서서히 증가했다.
한편 자살생각에서 자살계획으로의 이행, 또는 자살생각에서 자살시도로의 이행 다수(각각 63.1%, 86.1%)는 자살을 생각한지 1년 이내에 일어났다.
또한 자살을 계획한 청소년의 약 60%가 자살을 시도하며, 그 대부분 (88.4%)은 자살을 계획한 해에 집중됐다(자살계획에서 자살시도로 1년 내 이행률은 50% 이상).
정신질환이 자살 관련 행동과 밀접하게 관련
자살시도 위험은 생물학적 부모와 동거하는 청소년 보다 부모가 없거나 혼자 사는 경우에 높았다(각각 오즈비 4.1, 2.0).
또한 막내거나 형제가 2명 이상인 경우 계획없이 자살을 시도하는 위험이 낮았다(오즈비 0.1). 이는 자살 관련 행동 억제에 사회적 요인이 작용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자살할 생각하거나 시도한 청소년의 대부분(각각 89.3%, 96.1%)은 15개의 정신질환평생진단기준에 적어도 1개 이상 해당하고 우울증·기분변조장애(오즈비 12.3), 양극성장애(8.8), 섭식장애(7.4), 외상후스트레스장애(7.3) 등에서 위험이 증가했다.
또한 자살생각에서 자살시도로 이행을 예측하는 인자는 주요 우울증장애·기분변조장애, 섭식장애, 주의력결핍과잉행동장애, 행동장애 (무계획적 자살시도)와 간헐성폭발성장애(계획적 자살시도)였다.
자살 관련 행동을 보인 청소년의 대부분(자살생각 80.2%, 자살시도 94.2%)은 정신건강 전문가, 학교, 일반 의료기관 등에서 치료나 상담 등 어떤 치료를 받았다.
이들 청소년(각각 55.3%, 73.2%)은 자살 관련 행동을 하기 전에 치료를 받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