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사들의 94%는 한의사들이 현대의료기기를 사용할 수 없도록 해야 한다는 입장을 취했다.
대한의사협회(회장 노환규)는 최근 의사 1229명을 대상으로 의료일원화, 한방 건강보험 체계 개편, 한의사의 현대 의료기기 사용에 대한 설문조사 실시하고, 그 결과를 18일 발표했다.
우선 의사와 한의사로 이원화된 학제와 면허제도를 통합하는 '의료 일원화'에 대해 찬반 여부를 묻자 '찬성한다'와 '반대한다'가 각각 47.1%와 43.9%로 팽팽했다.
이는 지난 2009년 보건복지부 국정감사에서 새누리당 안홍준 의원이 한방병원에 근무하는 한의사들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41.3%가 의료 일원화를 찬성한다는 조사 결과와 맥을 같이 한다.
이와 관련 의협은 "의사 중 47.1%가 의료 일원화에 대해 전향적으로 생각하고 있다는 것은 분명 검토해볼 필요성이 있는 문제"라고 밝혔다.
특히 의사와 한의사로 이원화된 의료제도의 문제점에 대해 응답자의 66.7%는 '한의사의 업무범위를 넘은 진료행위로 인해 국민 건강에 악영향을 끼친다'고 응답했고, 17.9%는 '국민의 의료 선택에 있어 혼란을 초래한다'고 답했다.
이와 함께 10.6%는 '의료비 이중 부담의 요인으로 작용한다', 0.7%는 '의사, 한의사간 사회 참여의 불공평을 초래한다'고 생각하고 있었다.
한방 건강보험체계를 개편한다면 어떤 방식이 바람직하냐고 묻자 '선택한 환자에 대해서만 건강보험을 적용해야 한다'는 응답이 50.4%, '한방을 건강보험 체계에서 배제해야 한다'는 응답도 41.1%로 나타났다.
즉, 90% 이상의 의사 회원이 한방을 현대의학과 동일선상에도 건강보험을 적용하는 것에 문제가 있다고 판단하고 있다는 것이다.
한의사들의 현대의료기기 사용의 정당성을 묻는 설문에 대해서는 무려 응답자의 93.9%가 '사용하지 않도록 해야 한다'고 답했으며, '사용하도록 해야 한다'는 2.3%에 그쳤다.
한의사들의 현대의료기기 사용으로 가장 우려되는 것으로는 76.2%가 '오진 위험성이 높다'고 답했고, '한방진료 및 치료에 소홀할 우려가 있다'가 8.7%, '한방 의료비가 상승할 우려가 높다'가 8.5%로 조사됐다.
의협 미래전략위원회 이용진 간사(의협 기획이사)는 "최근 헌법재판소에서 의료행위와 한방의료행위는 구분해야 한다며 한의사의 초음파기기 사용이 불법이라는 결정을 내린 것처럼 대부분의 의사들도 같은 생각을 가지고 있었다"고 강조했다.
이어 이 간사는 "이번 설문조사 결과를 통해 한의사들의 현대의료기기 사용 문제를 비롯한 한방 건강보험체계 전반에 대한 의사들의 생각을 확인한 만큼 관련 사안의 종지부를 찍을 수 있도록 제도 개선을 추진해 나갈 예정"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