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가인하 후 우려됐던 제약계 대규모 '인력감축설'은 사실이었다.
최근 2012년 감사보고서를 공시한 주요 다국적제약사의 임직원수 현황을 보면 그렇다. 전년 대비 바이엘 한 곳만 무려 113명의 직원이 줄어들었다. 가히 충격적이다.
물론 다국적사의 인원감축은 어느 정도 예상됐다.
국내사와 달리 약가인하 후 약속이나 한 듯 희망퇴직 프로그램(ERP)를 꺼내들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한 곳에서만 수 백명의 직원 이탈은 상상하기 어려웠다. 급작스런 정부의 약가인하 정책이 그만큼 산업을 휘청이게 했다는 뜻이다.
그렇다면 약가인하 1년이 지난 현 시점에서 제약계 인력감축은 어느 정도 마무리된 걸까.
현장 반응을 종합해보면 '아니올시다'다.
아직도 많은 제약사 직원들은 약가인하 후유증으로 구조조정을 두려워하고 있다. 경영실적이 개선되지 않는다면 언제든지 파리 목숨이 될 수 있다는 위기감이 잔존해 있다.
실제 국제약품은 얼마전 주주총회에서 불필요한 인력 줄이기를 올해 목표 중 하나로 설정하기로 했다.
약가인하 당시 정부는 '없다'던 제약계 대규모 인력감축설. 하지만 현실은 반대였다.
제약산업을 누누이 신성장 동력 산업이라고 외치는 정부가 보다 예측가능하고 수용 가능한 정책을 내놓아야한다는 것은 기자만의 생각일까.
사용량 약가연동제 대상 확대 등 제약계가 납득할 수 없는 또 다른 약가인하 정책을 준비 중인 정부에게 묻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