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병원계에 리베이트 광풍이 몰아치면서 공연한 구설수를 우려하는 교수들이 경조사조차 비밀리에 치르는 진풍경이 벌어지고 있다.
일부 지인들만 초청해 간소하게 행사를 열거나 아예 제약사의 화환이나 축의금 등을 사전에 거절하고 있는 것.
최근 장남 결혼식을 치른 A대학병원 보직자가 대표적인 예다.
A교수는 당초 결혼식장으로 서울의 모 호텔 등을 검토했지만 공연히 구설수에 오를 수 있다는 판단 아래 지인 100여명만 초청해 결혼식을 했다.
또한 그럼에도 불구하고 결혼식장으로 배달된 화환은 모두 입구에서 차단하고 축의금도 모두 거절하거나 결혼식이 끝난 후 다시 돌려보냈다.
A교수는 "물론 정말 친분이 있는 일부 인사들의 인사는 받았지만 거의 대부분 다시 돌려보냈다"며 "내 능력으로 충분히 치를 수 있는데 공연히 구설수에 오를 필요가 뭐가 있느냐"고 반문했다.
이어 그는 "최근 교수들 대부분이 축의금을 받지 않는 추세"라며 "과거에야 화환 등이 사회적 지위를 보여줬지만 지금이야 그런 의미가 있느냐"고 덧붙였다.
B대학병원 교수는 자신이 몸 담고 있는 병원에도 부친상을 알리지 않고 조용히 치러 해당 병원에서 한바탕 소동이 벌어지기도 했다.
의국 일부 교수들에게만 언질을 한 뒤 이를 알리지 말아달라고 부탁해 몇일 후에야 부친상 소식이 전해지게 된 것.
이 병원의 C교수는 "일주일이 지나서야 부친상 소식을 듣고 놀랐다"며 "뒤늦게야 교수들이 소식을 듣고 조의금 등을 전달한 것으로 안다"고 전했다.
그는 이어 "물론 조용히 치르고 싶은 마음도 이해하지만 이렇게까지 해야 하나 싶은 생각도 들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