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포괄수가제(DRG)의 병원급 확대 적용을 두고 병원계가 반대 목소리를 높이고 있는 가운데 개원가가 이를 곱지않은 시선으로 보고 있다.
불과 1년 전 의협이 수술 거부를 천명하며 DRG 적용을 막기위해 총력을 다했을 당시 팔짱을 끼고 지켜보던 병원계가 이제는 의료의 질과 환자 안전성을 운운하며 반대입장을 내놓고 있다는 것.
1년 전 정부의 포괄수가제 강행에 맞서 백내장 수술 연기에 동참했던 모 안과 원장은 "DRG의 강제 적용을 막지 못했던 것은 의료계의 분열 양상이 가장 큰 이유"라면서 "병원계가 도와줬더라면 결과는 다를 수도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그는 "백내장 수술 연기 때도 전문병원급의 참여 열기가 떨어진 것으로 안다"면서 "지금 반대하는 내용 역시 1년 전 의원급이 주장하던 것과 크게 다르지 않다"고 지적했다.
저수가로 인한 중증환자 기피, 또 그에 따른 의료 질 저하 문제 제기는 모두 의원급에서 제기했던 주장을 그대로 되풀이한 수준이라는 소리다.
의협 역시 병원계에 쓴소리를 작심하고 내뱉고 있다.
이달 초 미래의료정책포럼에 참석한 노환규 의협 회장은 "지난해 의원급 의료기관에 대한 포괄수가제 강제 시행을 앞두고 의협이 대국민 광고와 여론전으로 저항할 때 병협은 이에 동참도 하지 않았다"며 "하지만 이제와서 대형병원들이 돈 문제를 얘기하는 것은 실망스러운 일"이라고 꼬집은 바 있다.
발등에 불이 떨어지고 나서야 반대 목소리를 높이는 것이 얼마나 국민들에게 설득력을 전해줄 수 있을까.
예상됐던 미래가 현실로 다가왔다. 1년 전 침묵의 대가가 싱거운 스토리대로 흘러갈 것이라는 건 너무 뻔한 전망일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