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대학병원 B교수의 로봇수술 사망률 80%."
대한의사협회 노환규 회장이 지난해 9월 한 일간지와의 인터뷰에서 한 말이다. 이 내용도 직접 눈으로 자료를 확인하거나 한 것이 아니고 다른 의대 교수에게 전해들은 말이다.
어쨌거나 노 회장의 발언은 당연히 파장이 컸다. 사망률이 80%라는데, 수술을 했다하면 환자가 죽는다는데 이는 비난을 받는 것이 당연한 수치다.
언론은 A, B가 어디인지, 누구인지 찾아나섰다. 기자도 만나는 사람마다 마지막 질문은 어디 병원, 어떤 의사냐는 질문이었다.
로봇수술을 많이 한다는 왠만한 병원과 교수들의 이름은 다 나온 것 같다. 딱히 실마리가 잡히지 않았다. 노 회장은 논란이 확산되고 있음에도 끝내 자신이 들은 구체적인 사실을 말하지 않았다.
이 문제는 결국 국정감사 도마위에 올랐고, 보건복지부는 로봇수술을 실시하는 30개 대학병원을 대상으로 전수조사에 들어갔다.
최근 공개된 결과에 따르면 로봇수술 사망률은 0.09%에 불과했고 방광암, 식도암, 신장암, 위암 순으로 사망률이 높았다.
복지부 관계자는 "노환규 회장이 발언한 사망률 80%는 고사하고 50%에 가까운 케이스도 없었다"고 못박았다.
단지 들은 내용을 놓고, 정확한 확인도 없이 노 회장이 뱉은 말과는 명백히 배치되는 결과다.
노 회장은 즉각 반박했다.
그는 메디칼타임즈 기자와의 전화통화에서 "80% 사망률은 췌장암 등에 적용되는 술기인 휘플 수술에 국한된 내용"이라며 "병원과 교수 공개는 적절치 않다"고 말했다.
복지부 로봇수술 조사 결과를 보도한 일간지 홈페이지에는 실명으로 댓글도 남겼다.
SNS를 통해서는 "복지부의 통계를 보면 교수님이 거짓말을 했겠지만 그 분이 거짓말을 했다고 생각하지는 않는다"라며 처음 이야기의 진원지인 해당 교수를 탓하기도 했다.
심지어 의협 이동욱 자문위원은 80% 사망률을 기록한 의사를 고소할 예정이라고 한다.
이 과정에서 노 회장이 끝끝내 밝히지 않았던 병원과 교수가 공개되는 것은 시간문제다.
노 회장의 무책임한 말 한마디가 불러온 파장이 고소고발전으로까지 이어지는 모양세다.
노환규 회장은 이쯤되면 SNS 등을 통한 발언에 대해 보다 신중해야 할 때가 아닌가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