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료영상장비 중 국산 X-ray는 외산 장비와 비교해 기술력 격차가 크지 않아 충분한 경쟁력을 갖고 있다.
의원과 중소병원만 놓고 보면 국산 의료기기업체끼리 치열한 경쟁을 펼치고 있을 정도다.
하지만 국산 X-ray가 좀처럼 극복하지 못하고 있는 장벽도 있다. 바로 대학병원이다.
국산 X-ray는 외산과의 기술력 격차를 상당히 좁혔지만 대학병원의 진입장벽을 쉽사리 넘지 못하고 있는 것.
'X-선연구회'를 이끌고 있는 서울대병원 영상의학과 김종효 교수 역시 국산 X-ray가 외산 장비를 많이 따라잡았지만 여전히 2% 부족하다며 안타까움을 토로했다.
김 교수는 "단순 X-ray 촬영기부터 디지털 X-ray(DR)까지 국산화가 많이 이뤄졌고, 또 기술력도 국산 장비가 외산을 상당부분 쫓아갔다"며 "하지만 국산 X-ray는 중소병원에서 사용할 뿐 대부분의 대학병원들은 고가의 다국적기업 X-ray를 사용하고 있다"고 현실을 인정했다.
국산 X-ray와 외산 장비와의 격차가 여전하다는 말이다.
다만 그 차이가 크지 않아 충분히 극복할 수 있다는 게 김 교수의 견해.
그는 "국산 X-ray가 외산 장비와의 격차를 좁힐 수 없다면 그대로 두는 게 맞지만 지금은 거리를 좁힐 수 있는 가시권 내에 있다"고 설명했다.
김 교수가 회장을 맡고 있는 X-선연구회는 이 해법을 찾기 위해 지난 2011년 12월 발족한 연구회.
현재 연구회에는 서울대병원, 고대안암병원, 삼성서울병원 등 대학병원 영상의학과 교수들과 젬스메디컬, 리스템, 제노레이 등 국내 X-ray업체들이 대거 참여하고 있다.
김 교수는 "대학병원 교수들이 임상현장에서 X-ray를 사용하면서 느낀 점을 의료기기업체들에게 아이디어와 의견을 내고, 또 피드백을 받기 때문에 국산 X-ray의 하드웨어ㆍ소프트웨어를 기술적으로 발전시킬 수 있는 교류협력시스템을 구축한 것이 X-선연구회의 성과"라고 밝혔다.
실제로 최근 X-선연구회는 국산 X-ray를 도입한 대학병원 촬영실을 방문해 해당 장비를 사용하고 있는 의사와 방사선기사로부터 사용자 경험과 장비의 개선사항을 직접 듣는 자리를 마련했다.
김 교수는 "학교나 호텔에 모여 세미나를 한다고 해서 좋은 아이디어가 나오는 게 아니다. 병원을 방문해 유저들로부터 국산 X-ray를 사용하면서 느낀 문제점과 애로사항을 듣고 토론을 통해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실질적인 방법을 찾는 것이 더 중요하다"고 그 배경을 설명했다.
병원 방문에 이어 X-선연구회는 하반기에 1~2개 X-ray업체를 방문해 생산시설을 둘러보고 영상의학과 교수들과 업체가 국산 X-ray에 대한 다양한 의견을 나눌 수 있는 자리를 가질 예정이다.
마지막으로 김 교수는 국산 X-ray가 대학병원 진입장벽을 넘기 위해서는 정부의 정책적인 지원이 필요하다고 주문했다.
김종효 교수는 "지금까지 정부는 국산 의료기기 원천기술이나 부품개발에 많은 지원을 해온 것이 사실"이라며 "이제는 외산 장비와 비교해 기술격차가 크지 않아 단기간 내 동등한 경쟁력을 가질 수 있는 X-ray와 같은 국산 의료기기에 대한 지원프로그램이 많아져야 한다"고 당부했다.